대긍정일기2016. 9. 29. 21:29

 

 

아침에 스님 법문을 들으며 ( 특히 화와 자비에 관한 부분 ☞ 팔정도 법회 2부 )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기도 했고,

뭣보다 오늘 하루 만큼은 자신있게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상대방의 흔들리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고스란히 그 감정에 전염되고 말았다.

 

일이 일어났을때 조금은 신경이 쓰이고, 속상한 일이라 여겼지만 그다지 큰 일처럼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하늘이 두쪽이라도 난듯 떨리는 음성을 들으니, 나 역시 물들어가며 점점 심각해지고 말았다.

처음엔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공감하며 듣고 있다가,

어찌 이야기가 편을 가르고 대상을 관념으로써 몰아붙이는 식으로 넘어가자

그때부터 마음의 찝찝함이 시작되었다.

'속이 당당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아무말 않고 있는게 당당한걸까?'

 

그런 식의 고민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지혜로운지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착했다.

딱히 떠오르는 뾰족한 방법도 없거니와, 내가 모든걸 어떻게 바꿀 수도 없는 건데 

내 속에서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아직 찾지 못한 것 뿐인 것처럼 굴었다.

그럴수록 감정은 더욱 고조 되면서, 나 역시도 그 사람과 똑같이 관념으로써 판단하며

말꼬리를 붙들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논리적으로 상대가 틀린 것을 증명하려 들고 있었다.

 

상황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바른 생각을 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나중에는 이런 나의 바른 태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된 것이 아닐까.

단지 정의롭고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욕심에.

 

오늘의 나를 보면서 에고에 있어서는 정말 한시도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코가 왕창 깨진다.

 

 

무지무명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_()_

부디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자비로운 마음이 아니라면 어떤 어리석음 마음도 내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_()_

그러한 어리석은 마음을 내었을때 빠르게 알아차려 참회하고 점차 줄여나가기를 발원합니다. _()_

상대를 온전히 수용하며, 미워하는 마음보다 연민의 마음을 강하게 내어,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 마음이 참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내가 어떤 생각과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장욱진, 1957 <나무와 새>

 

 

 

 

 

/

최근 몇일은 굉장히 다양한 감정들을 맛보는 중이다.

 

내 자신을 있는대로 드러내지 못했을 땐 씁쓸한 남색,

졸거나 핸드폰하는 사람들이 두 줄로 늘어선 지하철은 회색,

오랜만에 반가웠지만 나눌 관심사는 없었던 지인들과의 만남갈색,

원치 않는 것과 합의를 봐야하나 싶었던 그 짧은 순간엔 강렬한 빨강색.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푸릇푸릇한 연두와 진-한 노랑색 이다.

 

 

기쁨이 찾아올때면 한껏 들떠서 방방 날뛰며 그 기쁨에 취한다.

슬프거나 어두운 마음이 찾아올 때면 뭐가 문제인지 분석한 다음

덮어두고 지나갈 때까지 무력하게 기다린다.

 

 

이젠,

 

기쁨이 찾아오면 '기뻐하는구나' 바라보고,

슬프고 어두운 마음이 찾아오면 부정적인 마음길을 바꾸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한다.

그리고 덮어 가리지 않는다. 그 마음을 충분히 바라보고 수용한다.

 

 

  

나의 기쁨은 곧 너의 기쁨이다.

내 기쁨이 너에게 전염 될 것이니.

나의 슬픔은 곧 너의 슬픔이다.

내 슬픔은 너에게 감염 될 것이니.

 

 

감정이란 이토록 항상하질 않다.

마치 롤로코스터라도 탄 것처럼.

 

 

 

/

주인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충분히 노력하되 너무 애쓰지 말자.

 

 

 

/

진-한 순간들로 깊-게 살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은 해야 돼 늦기 전에 말해 줘야 돼

저기 멋진 저녁 노을이 대신 말해주지 않아요

어떤 말들은 꼭 해야 돼 안 그러면 정말 후회해

매일매일 해가 뜨듯이 너를 바라보고 있어요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6. 2. 1. 21:28


 

 

2016년 1월의 어느날

 

 

 

 

 

 

예전에 점핑위드러브전에 가서 필립 힐스만 사진집을 사니까 같이 줬던 책인데 꽤 괜찮은 책인듯 하다.

혹시나 약간은 안드로메다 느낌이 있을까 싶어 염려했지만 참고 문헌들을 보고 신뢰할 만 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p. 38

 인간이 괴로움을 겪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인간이 언어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괴로움을 낳을 수 있는 언어적 기술은 우리 인간에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p. 39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과거로부터 엄청나게 축적되어온 생각이라는 잡음이 현실에서 오감을 통해 느끼는 정보를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p. 42

 흔히 괴로움이나 나약함은 우리가 배워야 할 핵심적인 사실들을 알려준다.

 

 

p. 55

 다른 사람의 호흡을 관찰하는 방법은 타인에 대한 감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특히 코칭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호흡을 관찰하면서 상대방과 같이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호흡의 패턴을 같이 맞추는 페이싱 기법도 사용한다. 결국 나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상대방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면 소통이 잘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에 있어 나와 상대방의 호흡을 관찰하는 것은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손쉽게 적용해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p. 72

 생각으로부터 행동이 일어난다. 행동으로부터 모든 종류의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에 투자를 해야 할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들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어떤 생각에 행동을 취해야 하며 어떤 것은 그냥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p. 74-75

 성숙한 마음은 자신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과, 성장과 발달이 그 자체로 만족스럽고 즐겁다는 것을 안다. 성숙함이란 사람이 불확실성 앞에서 편안해지는 법을 배웠다는 것, 그리고 불확실성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것으로 끌어안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 (중략) …

 예를 들어 상대방이 무지에 휩싸여 행동할 때 우리는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까? 이때에도 판단을 내려놓고 그냥 바라보자. 판단을 하는 심판관이 아니라 '알아차림'의 상태에 머물도록 하자. 이 상태에 머물면 우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을 수 있다. 혹은 반응을 해도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그 상황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p. 83-84

 지금 이 순간에 고통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있는 그대로'에 무의식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반드시 부정적인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내재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불평을 하면 스스로를 희생자로 만들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쁜 기운을 전하게 된다.

 

 

p. 99

 감정은 우리의 성격, 행동, 욕구, 경험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또한 행동하고 발전하며 배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도 다름 아닌 감정이다. 더 나아가, 흔히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여기는 것조차 전체적인 기능 수행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유용한 조절 역할을 한다. 좌절감이나 조바심, 혐오감, 화의 감정이 생길 때 우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생산적인 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불안감과 초조함이 들때 혹시 자신을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 것은 아닌지 잠시 돌아보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긴장을 늦추는 경우도 있다. 외로움은 자신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된다. 또 슬픔이 있기에 상실감을 딛고 일어서게 되며, 죄책감이 있기에 정직하게 살아갈 수 있다.

 

 

p. 100

 직감은 머리가 아니라 위장이나 배 속에서 느끼는 것으로 (gut feeling),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맨 처음 생성된 뇌라고 한다. 뇌 속에 들어 있는 신경 전달 물질 수용체 중에서 몇 개는 위장에도 똑같이 들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원시 기관들은 위장을 통해 많은 세계를 느끼고 있다. 정말로 똑똑한 사람은 직관 능력을 계발하기도 한다. 신체 반응 등 뭔가 느낌이 오는 정보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활용한다. 즉, 평소 의사결정을 잘했을 때의 몸의 반응이나 느낌을 기억했다가 의사결정이 잘되었는지 확인 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p. 104

 상황은 주어진 것이지만 그 상황에 대한 사고 또는 해석의 차이가 다른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고가 사실이 아니라는 중요한 개념으로 이끌어준다.

 

 

p. 105

 좋은 감정에 집착하면 욕심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무엇을 보았을 때 싫은 감정이 들면 화내는 마음이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어떤 것을 보았을 때 무덤덤하다면 어리석은 감정이 일어난다. 무덤덤한 것은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이다. 앞에서 알아차리기는 마음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마음의 움직임을 보면 항상 감정을 동반한다. 결국 좋은 감정, 싫은 감정, 무덤덤한 감정, 그 감정들을 정확히 알아차리라는 것이다.

 

 

p. 107

 화를 비롯한 감정들을 알아차린다고 해서 감정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감정대로 잘 느끼지만 그 감정에 빠져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다.

 살다 보면 때때로 불편하게 여기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게 필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슬픔에 빠졌다고 해보자. 이때는 일시적으로 슬픔을 덜어줄 해결책을 찾거나 슬픔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슬픈 감정 그대로 슬퍼할 수 있도록 해서 슬픔을 극복할 수도 있다. 이는 마치 슬픔을 느끼되 슬픔에 빠지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슬픔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느끼는 것이다.

 

 

p. 109

 우리는 그것을 자유롭게 느끼면서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알아차린 그 감정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자신을 얽어매는지, 무엇이 이야기를 쏟아내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자유로워지는지를 바라볼 수 있다.

 

 

p. 134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것, 제 3자의 위치로 이동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 과거나 미래로 이동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 공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등은 대표적인 관조 기법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는 그 문제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그 문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일럴 때는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면 제대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관조이다.

 

 

p. 155-156

 물리학의 양자 이론에서는 모든 물질은 근본적으로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얘기한다. 입자란 돌멩이와 같은 물질의 작은 덩어리이며, 파동이란 물의 파도와 같이 흩어져 퍼질 수 있는 비물질적 떨림으로, 이 둘은 본질적으로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실험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것처럼, 모든 물질의 존재 모습은 그 자체로 고유하게 확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환경, 즉 그 존재를 관찰하기 위한 실험 상황 또는 인식 행위에 따라 입자로서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파동으로서의 특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입자의 성질을 보기 위해 실험을 하면 입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파동의 특성을 보기 위해 실험을 하면 파동의 얼굴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관찰자는 이 두 가지 속성 가운데 어느 것을 관찰할 것인가를 먼저 선택해야 하고, 따라서 관찰자 스스로가 관찰 대상의 속성을 함께 지어낸다는 뜻이 된다. 즉, 궁극적으로 물질 현상은 고정된 실체가 아닌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상호작용과 관계만이 존재하며 인간의 인식 행위도 필연적으로 그 관계 속에 개입된다는 것이다.

 주체와 객체와의 통합은 현대 물리학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통찰력 중 하나라고 흔히 말한다. 관찰되는 현상은 실험하는 자와 지켜보는 자가 분리될 수 없으며, 보는 방식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는 얘기이다.

 

 

p. 201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고 나면 스스로 설득되어 실행력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p. 261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깨닫고 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p. 282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늘 알아차리면서 깨어 있어야 한다.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그 일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알아차리면 된다. 쓸데없는 대화에 끌려다니지는 않는지 알아차리면 된다. 도움이 되지도 않고 오히려 해가 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닌지 알아차리면 된다. 결국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p. 288

 우리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받고 싶은 바로 그만큼 다른 사람들을 존경과 위엄으로 대하는 것이 최고의 매너이며 인간관계의 황금률이다.

 

 

p. 289-290

 우리가 진정 변화하길 원한다면 진실을 말해야 한다. 즉,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평가해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어떤 부분이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부분이 그렇지 못한지 솔직해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성장할 준비가 된 것이다. 반면, 진실에서 멀어질 경우 부담스런 문제를 쉽게 무시해버리거나 가짜 해결책을 도입할 수 있다.

 진실을 말할 때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의 힘을 볼 수 있다. 

 

 

 

 

 

아 좋다 책.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다 정리하고 나니 더 좋다. ♡

이 말들을 자꾸 읽어서 내 몸 속에 완전히 각인 되었으면 좋겠다.

267,268 쪽에 나온 질문지를 날 잡아 정리해 봐야겠다. 꼭. +_+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8. 30. 20:32



 

2014/08/30, 해바라아기
해를 좋아하는 넌 결국 해를 닮은 꽃을 피우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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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가 없다. 변치 않을 것만 같은 마음도 언젠가는 변할 것이므로..
다만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마음 같아선 아무렇지도 않고 싶지만)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서, 가급적이면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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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마음아파한다고 해서 나까지 물들고 싶진 않다.
그러길 바라는 사람에게는 화가 난다.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망치려 드니까.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무조건적인 동의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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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본체가 갑자기 꺼지더니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집 부근에 봐두었던 컴퓨터수리점을 검색으로 찾고 싶었는데 안나온다.
로드뷰로 확인해봐도 간판이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가 없어서,
결국 본체를 들고 걸어갔다.
기계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고 거리도 생각보다는 가까웠다.
그런데 거기서 작동시켜본 컴퓨터는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뭐지...
고장난 것 보다는 나으니까 다행이긴 한데. ㅋㅋㅋ
암튼, 지금 이렇게 글을 토닥대고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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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번에는 정말로 머리를 길러볼 수 있지 않을까.
육개월만 참으면 된다고.
홍이 졸업할때 쯤 이겠구만.
홍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진을 찍으면서 대상이 눈부시게 느껴졌던 것은 처음이었다.
그게 바로 홍이. 영광인 줄 알아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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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형 인간이라 그런가 '생각'이란 단어를 아주 자주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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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는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나 그림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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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할때 점점 더 호흡과 몸이 일체되는 느낌을 받는다.
동작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진다. 부드럽게 연결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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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자 했던 것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이제야 감정이나 느낌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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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힘들었던 개별성과 전체성에 관한 부분을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이해하게될 듯 하다.
불교를 접하면서 뭔가 해답을 얻었다고 느꼈지만,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다. 점점 수동적이고 극단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고.
그래서 결국엔 또 이렇게 튕겨져 나왔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다 필요했던 과정이었고, 지금 또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나에게
이제 그 방으로 들어가는 작은 열쇠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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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갈 때마다 '올해도 성장했다'는 기분 하나로 안도하는 편인데,
올해는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도 굉장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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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세모, 네모 중에서
세모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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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봄' 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의지는 바라보기 지만, 여전히 적극적인 개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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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만지는 미용사의 손길에서 리듬감 같은 것이 보였다.
자신의 일을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니,
앞으로 계속 가도 좋을 것 같다.


/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니 머리까지 아파왔는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몇 걸음 걸은 것 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
너무 졸린 밤들.
그리고 부족한 시간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 책을 읽을 시간, 적용해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
주말은 정말 꿀같다.


/
해바라아기가 죽지 않고 끝내 꽃봉오리를 끌어 올렸다는게
놀랍다.
제 때 피어나서 크고 노오란 꽃을 피웠던 것들도 그 작은 벌레들의 성화에 못이겨 시들고 말았는데,
이 작고 작은 해바라기가 이겨내다니.
게다가 가을의 문턱을 넘어간 이 시점에서.
모든 건 때가 있다지만, 그 때는 저마다 다르지 싶다.
더없이 작은 꽃봉오리지만
정말로 사랑스럽다.


/
끝으로, 내 마음의 뿔.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