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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9 헬렌 켈러 자서전 (11)
책 읽기2009.10.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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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거나 나는 오래도록 정규 수업이라는 걸 받지 않았다. 매우 진지하고도 열심히 공부할 때에도 그것은 일이라기보다 놀이에 가까웠다. 선생님은 항상 모든 것을 아름다운 이야기나 시로 옮겨 가르치셨다. 선생님은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어 하는 것을 자신 역시 어린 소녀인 양 함께 느끼고 나누셨다. 많은 아이들이 단조롭기 그지없고 그래서 더욱 고통스럽기만 한 문법처럼 어려운 계산이나 더 어려운 수학의 정의들을 공포에 가까울 정도로 두려워하고 걱정하는데 사실 나에겐 그것들을 배우던 일이 소중한 추억 가운데 하나다.

 나는 설리번 선생님께서 왜 그토록 유별나리만치 내가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주려고 하셨는지 설명할 수 없다. … 건조하고 삭막하기 짝이 없는 과학기술마저도 차귽차근 주제마다 실제처럼 생동감 넘치게 가르치셨으므로 배운 것을 잊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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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 도시, 온갖 화려함과 떠들썩함이 출렁이는 황금의 그늘에서 벗어나 숲과 들로, 단순 정직한 생활로 돌아가라. 그러면 그대들의 자식들은 고귀한 나무처럼 당당하게 자랄 것이요, 그들의 생각 또한 길가에 핀 꽃처럼 아름답고 순결해지리라. 한 일 년 도시생활을 겪어보지 않았던들 나 또한 이런 생각을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 *

 

침묵과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던 헬렌. 외모에서 조차 그 품위가 느껴진다. 그녀는 눈과 귀가 멀었어도 눈과 귀가 있는 사람보다 세상의 본질을 더 정확히 꿰뚫었다.

 

음, 여기다가 주저리주저리 뭐라고 쓰기보다 같은 책을 읽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헬렌켈러가 얼마나 훌륭하고 뛰어난 인물인지를 아는 것 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어제 신문기사에서 초중고생의 17%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했다.)

 

배우는 입장에선 헬렌같고, 가르치는 입장에선 설리번같은 사람이고 싶다.







Posted by 정아(正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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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롤모델은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기엔 너무도 미천한지라 헤헤

    2009.10.19 16:28 [ ADDR : EDIT/ DEL : REPLY ]
    • 미천하다니요!
      자주 느끼는 거지만 키다링님은 스스로를 너무 깎아 내리시는 것 같아요 ㅜㅜ

      2009.10.19 22:30 [ ADDR : EDIT/ DEL ]
    • 라캉의 심리학을 이해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어서 쉽게 설명드릴 수는 없습니다.

      단지 제 포스트 중 http://yeeryu.com/143 에 가 보시면 관련 글은 있으나 저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쓴 글이라,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이해가 갈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2009.10.21 10:46 [ ADDR : EDIT/ DEL ]
  2. 신체적인 장애는 눈과 귀로 다가갈 수 없는 것에 가슴으로 다가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헬렌켈러와 설리번 선생의 장애를 넘어서 뭐가 있는지 정말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거대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인간은 정신질환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없이는 언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2009.10.20 17:50 [ ADDR : EDIT/ DEL : REPLY ]
    • 장애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그래도 신체적인 장애는 정신적인 장애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 감정에 무딘 사람, 분노와 시기밖에 모르는 사람.. 이 모두가 장애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 신체적인 장애를 겪어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그 고통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지만요..

      그런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없이는 언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ㅜㅜ

      2009.10.21 09:46 [ ADDR : EDIT/ DEL ]
  3. 아름답네요. 헬렌켈러.
    언제나 그녀보다 설리번 선생을 존경하게 됩니다. 저로서는.

    2009.10.21 20:39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헬렌켈러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설리번 선생님을 많이 존경해요. 어떤 면에서는 헬렌이 부럽기도 하구요!

      2009.10.23 10:19 [ ADDR : EDIT/ DEL ]
  4. 웃으실지 모르겠지만 제 롤모델은 세종대왕 이어요! ㅋ

    2009.10.21 22:34 [ ADDR : EDIT/ DEL : REPLY ]
    • 꺄오 멋진데요+_+
      웃기는요! shyjune님같은 분이라면 충분히 그럴만 해요^^
      전 특별히 정해 놓은 롤모델이 있지는 않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참 많아요. ㅎㅎㅎ

      2009.10.23 10:20 [ ADDR : EDIT/ DEL ]
  5. 사진인가요? 그림인데 사진같아요 우아~! ㅠ_ㅠ.....

    2009.10.23 00:4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