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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3 맑은 마음 (8)



물감으로 뿌려놓은 듯 아름다웠던 유채꽃, 고창 '청보리밭' 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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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맑은 마음이다. 잠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한 맑은 마음이다.

 

- 고요함의 지혜, 에크하르트 톨레


맑은 마음, 

나는 진정으로 맑은 마음을 갖고 싶다. 아니, 원래부터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맑은 마음을 깨닫고 싶다.
온갖 잡다한 것들로 가려있는 맑은 마음이 드러날 수 있도록, 그 껍데기들을 벗겨내고 싶다.

요 며칠 비가 오는 동안, 여러가지 학원 일(공부에 치이는 아이들, 화내는 선샌님, 거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머저리같은 나)들로 인해 잔뜩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들 화가 나있었다. 머리는 아파오고(진짜 아팠다), '이놈의 학원을 언제 그만둬야 하나'하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정말 나랑은 맞지 않다는 생각때문에... 그러다가 어제 자연호흡 독서토론모임을 다녀와서는 다시 '긍정적인 나'로 돌아왔다. 그래, 행복해야지. 선하게 살아야 행복해지지. 나쁜 마음이 조금씩 사라졌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뜬 하늘처럼 나도 맑아졌다. 우리 토론 모임은 그런 곳이다.

- 망상 버리기, 무상하지 않은 것의 추구, 우리의 본성은 無가 아닌 共, 공(共)의 가능성, 마음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 無心(무심).
 우리의 실체는 그림자 같은 것이다. 그림자는 물체가 있어야만 생기기 때문에 물체에 의존한다. 의존하는 것은 실체가 없다. 따라서 그림자의 실체는 없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다른 존재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수 없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 이것이 연기다. 연기(緣起)는 어떤 것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연기, 즉 일정한 조건이 맞으면 태어나는(생겨나는)것이 현상(現象)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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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기회를 노려서 자연스럽게 해주고 싶다. 
수학을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미뤄뒀는데, 드디어 관련 있는 책을 두 권 주문했다.
열심히 탐구해야지 *ㅅ*
(나는 단지 수학쌤을 좋아해서 수학을 참 열심히 하고 '좋아라'고도 했었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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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ㅅㅇ이에게 "수학 자체가 나쁜 건 아니야. 재미 없게 많이 시키는 선생님들이 나쁜거야. 선생님은 수학 좋아했는데"했더니 "저도 수학 좋아했어요. 그런데 학원오면 막 많이 풀라고 하고, **쌤이 소리만 지르니까 싫어요!"하는 거다. 나는 성열이가 항상 "수학 그만두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길래 수학이 정말 싫은건 줄 알았는데. ㅠㅠ
좋아하는 수학도 싫어지게 만드는 이 죽일놈의 교육!!!!
 




4학년 ㅎㅈ이가 나한테 "선생님은 잘해주고 순해보이는데 속은 무서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컼. 그래서 내가 "우와 제대로 봤는데? 나 그런 말 자주 들어"했다. 겉보기엔 부드러워 보이는데 속은 강해보인다고 ㅋㅋ
요즘 어린애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어린애들이 어린애들이 아니라는 거다. 다 자기 생각이 있다. 2학년 ㅎㅈ이는 "우리 담임쌤은 고약하다면서 현명하지 않은 선생님같다"라고 했다. 덜덜 (고약이란 표현이 너무 귀여웠다T.T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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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고 웃고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이래도 되나 하는 걱정이 조금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할일은 다 하니까 괜찮겠지? 이게 더 좋은거겠지?
ㅈㅎ이가 집에 가면서 나더러 "선생님 토요일엔 언제 와요?"해서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 토요일엔 안오는데"했더니, "그럼 월요일에 봐요"했다. 꺄하.. ㅈㅎ아 토요일에도 학원에 오고싶다는 말 맞지?

아이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잘 보살피고 싶다. 
앞으론 쉽게 그만둘 생각 하지 말아야지, 조심해야지 ㅠ_ㅠ 






처음봤을 땐 화도 잘 안내고 생글생글 하던 ㅎㄱ이가 요즘 부쩍 표정이 어둡고 부정적이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나쁜 친구들'이랑 논단다. 그럼 '좋은 친구들'이랑 놀라고 했더니 다 나쁘다고 했다. 애들도 나쁘고 자기도 나쁘다고. 그래서 내가 "그러면 좋냐, 행복하냐"고 했더니, "이렇게 살아도 저렇게 살아도 저는 행복해요"라고 했다. "나는 부정적, 부정 부정"이러면서. 그래서 내가 "웃는 얼굴이어야 행복한거지. 밝은 표정이어야지, 너 얼굴이 어둡잖아"라고 했더니 그래도 자기는 부정적으로 살거라고 했다. "니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살아"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더니만 조금 후에 다시 "아니에요. 긍정적으로 살게요."라고 다시 말했다. 아 좋다. 그래서 "선생님이 응원할게"라고 말해줬다. 




*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다시 부정적인 마음이 샘솟더라도 부디 거기에 완전히 파묻히지는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Posted by 정아(正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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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들 화가 나있다...
    요즘 화가 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더욱 잘 사는 것도 좋지만 덜 화내고 사는 것도 찾아야 할 듯. ㅡㅡ;

    아... 그렇다면 저는 전과목 선생님을 다 싫어했구나..
    그것도 엄청,무지,억수로... 그래서 성적이 그 모양, 그 꼴.. ㅡㅜ;

    ㅅㅇ. 이름이 뒤에 나왔어요. 히힛. ^^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니지요. 아무래도 여러 매체들에게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듯..

    항상 밝고 사랑하는 생활 되시길 바래요.

    2011.05.14 0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지요? 사람들 마음속에 화가 가득 들어차 있어요. ㅠㅠ
      화를 덜 내고 사는게 더 잘 사는 길일텐데 말이에요.

      저도요 ㅋㅋㅋㅋㅋ
      좋아했던 선생님이 학원 수학쌤 말고는 없었어요.... ;;ㅜㅜ
      선생님들께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중고생때 그렇게 메마른 가슴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옴마야 ㅎㅎ
      혹시나 해서 다 그렇게 적었는데 이름을 적어버렸네요 ㅋㅋㅋ
      다시 고쳐야 겠다. ^^

      고마워요 마가진님. 언제나요.
      항상, 영원히 행복하셔요!

      2011.05.14 21:03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도 많이 화가 나 있는 것 같습니다. 흰돌고래님한테 힘을 얻어야겠는데...^^

    2011.05.16 10: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어제 오후에 또 화가 (산더니같은 일거리때문에요) 났었는데
      저녁에 수업을 듣고 나니까 화가 줄어들었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잠을 자고 나면 훅~ 사라지고요.
      오늘도 전 학원에 가면 화가 날까요? ㅠㅠ 맑은마음을 생각하면서 조심해야겠어요.
      힘을 드릴게요 여인님! 맑은 마음 에너지~ ♡
      흐흐^^

      2011.05.18 10:29 신고 [ ADDR : EDIT/ DEL ]
  3. -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모든 아이들,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어른들이겠지요),)이 조금 멀리 돌아가도, 아무런 문제도 없고, 거리낌도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수학을 문제삼자면,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도, 싫어하게된 아이도, 아무 탈 없이, 결국에 문제를 풀어내고 즐겁게 풀어낼 수 있었음 합니다.

    - 이 생각을 처음 하게 된건, 제가 가르치는 아이때문인데요, 중1인데, -8+2-10 정도 되는 단순한 (마이너스를 이용하는) 덧셈과 뺄셈을 잘 못풀어요. 어떻게 어떻게 제가 계속 알려주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보이기는 한데, 이래가지고는 학교 진도를 따라가는 것은 애당초 포기할 수 밖에 없고, 답답한 맘에 생각하게 된것입니다.

    - 그래고 이제 나아가서, 아이들 뿐 아니라, 그 입장이 별반 차이가 없는, 어쩌면 더 심한, 어른들도, 그렇게 좀 멀리 돌아가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1.05.22 02: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바람이 바로 그거에요.
      조금 멀리 돌아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거리낌도 없는 세상.

      생각만 해도 행복하네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예전엔, 사람들이 '~해야한다'라는 생각만 내려놓아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맞는 것 같기도 해서요.
      최근에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너무 답답했어요. 혹시 다른 사람들 눈에도 내 주장과 생각이 저렇게 보이는건가, 하고요.

      저랑 완전히 비슷해요. ㅎㅎ
      우리 학원에도 똑같은 걸 한달동안 가르쳐줘도 자꾸자꾸 까먹는 아이가 있어요. 자꾸자꾸 까먹어요. 그래서 '이걸 또 잊어버려?'하는 마음에 '욱'하다가도 '마음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가르쳐주곤 하는데...어렵더라구요.ㅠㅠ 저 역시 진도를 맞추는 것은 포기했고 아주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데요..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ㅜㅜ

      저의 가장 솔직한 마음은 학원 같은 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학원에서 짤리고 싶어요.
      '애들아 놀아라'하고요.

      2011.05.22 17:28 신고 [ ADDR : EDIT/ DEL ]
  4. 왠지,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나네요 ㅎㅎ

    돌아가도 된다는 말은 사실, 글쓰면서, ~해야한다는 생각만 버려도 하는 이야기까지도 염두해두고서 한 말이에요.
    돌아가도 된다는 말 이면에는, '늦게라도 ~을 해야한다'라는 뉘앙스가 엿보이니까요.
    하지만, 제 문장에서는 그러한 의미는 삭제된 것이라고 생각했음 해요.
    ~해야한다 라는 명제를 받아드린다면, 늦게라도 언제까지는 ~해야한다라는 명제 역시 수용해야하니까요.

    조금 고민해서 한 말인데, 정말이지
    조금 멀리 돌아가도, 아무런 문제도 없고, 거리낌마저도 없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2011.05.22 17: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