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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8 마당을 나온 암탉 -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4)
책 읽기2011.06.18 14:30







p. 73
 "나, 이름 있어. 내가 지은 이름."
 "그래? 들어 본 적 없는데."
 "아무도 모르니까. 잎싹이라고 불러 줄래?"
 "잎싹? 풀잎, 나뭇잎, 그런 것처럼?"
 "그래, 그런 뜻이야. 그보다 훌륭한 이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잎사귀는 좋은 일만 하니까."
 청둥오리도 잎싹이라는 이름이 어째서 훌륭한지 생각하는 듯 했다. 가끔 부리로 꽁지에 있는 기름을 발라서 깃털을 다듬으며.
 "잎사귀는 꽃의 어머니야. 숨쉬고, 비바람을 견디고, 햇빛을 간직했다가 눈부시게 하얀 꽃을 키워 내지. 아마 잎사귀가 아니면 나무는 못 살 거야. 잎사귀는 정말 훌륭하지."


p. 116-117
 "닭이 들판을 겁낸다고?"
 "물론! 아, 너는 예외지. 하지만 다른 닭들은 뭘 기억할까? 자기 조상들이 새처럼 들판이며 하늘을 맘껏 휘젓고 다녔다는 것도 모를걸?"
 "닭이 새처럼?"
 잎싹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겨우 먼지만 일으키는 날개로 날다니. 수탉이 돌담에서 날개를 쫙 펴고 뛰어내리는 것을 종종 보기는 했지만 그걸 어떻게 난다고 할 수 있을까. 난다는 것은 적어도 나무보다 높이 떠서 꽤 오랫동안 버티며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일 텐데. 닭도 새처럼 날 수 있다면 그보다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날지 못하게 됐을까?"
 잎싹은 날개를 쫙 펴 보았다. 갈대 높이만큼도 날아오늘 것 같지 않은 날개였다. 
 "그저 온종일 먹고 알이나 낳으니 그렇지. 날개는 초라해지고 엉덩이만 커질 수밖에. 그런데도 해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잘난체한다니까."
 오늘따라 우두머리가 측은해 보였다. 수탉 앞에서는 기를 못 펴고, 안 보는 데서 흉이나 보다니.


p. 131
 "엄마, 일어나!"
 머리 위로 바람이 일더니 초록머리 소리가 났다. 잎싹은 눈을 깜작거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초록머리가 날갯짓하며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닌가. 간신히 파닥거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분명히 날고 있었다.
 "세상에, 네 날개가 어떻게 된 거니?"
 "정말 굉장하지!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몸이 떠오르잖아. 내가 날 수 있어!"
 초록머리가 기쁨에 들떠서 외쳤다. 잎싹은 가슴이 벅차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미소만 지었다.
 '기적이야!'


p. 152 
 "어리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아가, 너도 이제 한 가지를 배웠구나. 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아 정말 좋다 - ♥


1.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이 7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다.

2. 독서토론클럽에서 다음 모임 때는 각자 읽고 싶은 동화책을 읽고 모이기로 했다.

3. 동생이 (자기가 읽으려고) '마당을 나온 암탉'을 빌려왔다.

4. 이 책을 보자마자 '엄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내가 동생 보다 먼저 읽었다. 

6. 토론모임때 이거 이야기 하면 되겠다. (동화책이긴 한데 일반 동화책에 비해 그림이 적은 편이고 글이 많다)

7. 애니메이션도 너~무 기대된다! 아주 오랜만에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다.




아 정말로 정말로 좋구나! 그림체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

이 책은 한 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날아라 펭귄'이 생각났다. 이 영화 제목의 의미는 '날 수 없는 펭귄에게 날아라 하면 되겠냐'는 것으로 요즘 아이들에게 공부를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예전에는 펭귄도 날 수 있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진짜 원하는 걸 찾으면 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해했었다.

하늘을 나는 오리,
초록머리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순간, 그리고 청둥오리떼가 몰려오는 장면에서는 내 마음이 다 벅차 올랐다.
ㅠ_ㅠ
주인공 이름이 '잎싹'이라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든다. 꽃을 피워내고 죽으면 거름이 되는 잎사귀를 동경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이 동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너무 좋다. 짧은 이야기 속에 많은 생각할 거리들이 녹아들어 있다.




삶을 믿을 수 있는 용기 -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한 가지 뿐이다.




 
Posted by 정아(正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