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3일 동안 함께 하다 보니 그간 서먹했던 이유를 알았다.
마주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1년에 한 두 번, 그것도 길면 하루 짧으면 몇 시간.
그렇게 보다 보니 자연스레 관계가 어색해졌던 것.
조문객들 밥상 나르는 일을 함께 했을 뿐인데
겨우 그것 가지고 가까워진듯 한 느낌을 받다니.
지인이나, 좋은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겐 마음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가족들에겐 그게 훨씬 더 어렵다.
이상하게 말수도 확 줄고 데면데면 군다.
진짜 좋은 작은엄마고, 진짜 좋은 고모들이고, 가족들인데....
그 많던 국화꽃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생면부지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돕던(혹은 하던) 그 사람들은
또 볼 일이 있을까?
이틀은 그렇게 날이 좋더니 오늘 하루는 정말 추웠다.
살을 에는듯한 바람과 끝없이 쏟아지던 눈송이, 또 눈송이들.
부르르 떨기를 수십번. 그렇게 장례식이 모두 끝이 났다.
언젠가 올 줄로 알고 있었던 날이었지만
덤덤하면서도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