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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9 만 가지 행동 - 김형경 6
책 읽기2012. 7. 19. 22:49

NYC - Metropolitan Museum of Art: Pablo Picasso's Girl Reading at a Table
NYC - Metropolitan Museum of Art: Pablo Picasso's Girl Reading at a Table by wally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p.82
미국 여행을 함께 했던 할머니 한 분은 여행하면서도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살림하는 사람이, 나만을 위해 이런 돈을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따라다녔다. 그런데 워싱턴의 한 미술관에서 피카소 그림을 보고 나온 후 이렇게 말씀하셨다.
 "피카소를 보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면서 여행 경비가 아깝다는 마음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나는 피카소의 '피'자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가이드가 피카소가 초현실주의자여서 앞, 뒤, 옆얼굴을 한면에 그렸다는 얘기를 듣자 그게 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83-84
마음을 비우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의식에서 억압하고 회피해 둔 것들을 끄집어내어 자기 것으로 인정하고 의식 속의로 통합하라는 뜻이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마음을 비우는 게 아니라 외면해 온 마음을 끌어안는 일일 것이다. 무의식 속 결핍, 결함, 결점들을 내 것으로 인정하자 내면이 가볍고, 환하고, 편안해졌다. 간혹 불편이 느껴지는 일을 만나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면 금세 답이 나왔다.
 '지금 불편을 느끼는 내 마음은 무엇이지?'  

p.126
무력한 채 머물며 외부에서 오는 어떤 감정적 힘에도 대응하지 않을 때, 그렇게 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역전이 혹은 투사적 동일시 작용 때문이었다. 상대의 감정에 대응하는 순간, 고스란히 그와 똑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타인의 분노에 감염되어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일보다 허망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었다.

p.132-133
공감이나 공명도 내면을 비워 내면 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지만 내면을 비우면 타인의 지혜와도 곧바로 소통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저 마음이 네 마음이다."라는 요가 여행 지도 교수의 말씀이나, 
"온 인류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라고 하는 불교적 가치나,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이 다 같은 의미였음을 비로소 이해할 것 같았다. 모든 타인은 존중하거나 배우는 대상일 뿐이었다.



: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작가 자신의 경험을 풀어낸 책이다. 분명히 깊이가 있고 배울 점이 많은 듯 싶기는 한데, 선뜻 이해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용어들이 낯설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책의 목차는 네 부분인데, 그중 마지막 제목은 '정신분석을 넘어서'이다. 이 부분은 종교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마무리를 이렇게 이끌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이 돌아가셨을때 한 일간지에 기고한 추모의 글이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감동을 감사의 마음으로 배우는 모습이 아름답다.
(추모글 보기☞ 클릭!)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어한 부분이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인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를 작가가 정신분석 용어로 깨우치는 장면이다. 나는 여기서 '탐진치..'라고 중얼거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랫부분에선 작가 역시도 그런 언급을 한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나 역시 정신분석을 받고 훈습 과정을 밟아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작가와 나는 표현 방식만 다를 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