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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긍정일기2017. 3. 1. 19:32

 

 

목소리가 거의 돌아왔다.

이틀 만에 나을거라 장담했던 감기는 열흘정도 머물다 가는구나.

머리에서 코, 목으로 옮겨지더니, 목에선 아예 쉰 소리가 나버렸다. (영영 다시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내일이면 완전히 돌아올 것도 같고.

 

 

설연휴 이후로 불었던 몸무게가 원상복귀 되기가 무섭게 다시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

이유는 딱 하나. 엄마밥. '-'

조만간 다시 또 돌아오겠지요... ㅋㅋ

 

 

양배추를 반 통 샀다가 금방 다 먹어버려 다음엔 한 통을 샀는데, 너무 오래 가고 있다.

그래서 냉이랑 같이 넣고 냉이국을 끓여 먹었는데 둘이 잘 어울린다.

좀 더 가늘게 썰 걸 그랬다.

구운 김에 감장 묻혀 싸 먹는거 너무 맛있다. 냠.

동치미랑 감태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음식.

 

 

 

광주 상무지구에 있는 무각사 내(?)에 있는 문학관 <LOTUS> 북카페에 다녀왔다.

우유 대신 두유가 지원 되거나,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한다거나 하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훌륭하지.

특히 테이블마다 싱싱한 꽃들이 꽂혀 있어 정말 좋다.

라넌큘러스인가, 리시안셔스인가... 어려운 꽃 이름들을 떠올리며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아네모네'

아네모네였구나... 이름은 오래 전부터 알았는데 이제야 꽃을 제대로 본다.

정말 예쁘구나... :)

옆 테이블 아주머니들이 꽃 이름을 궁금해 하셔서 오지랖 넓게 알려드리고 싶었지만,

'물어본 것도 아닌데.' 잠자코 있었다.

 

 

 

커피는 거의 안 먹지만... 아주 엷게 타서 한 잔 마셨다.

 

 

 

 

무각사 반지하의 공간에 모셔진 부처님. _()_

지장보살님이신 것 같은데... 천장의 만달라? 연꽃 무늬는 천주교에서 보던 느낌이다.

자연광을 이용했다고 한다.

(사진 촬영은 허락 받았는데, 올려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두 개만 올려야지...)

아래에 장식된 꽃들도 모두 생화다.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된 수월관음도.

이런 식으로 표현된 것음 처음 봤는데, 좋다.

사실 예전에... (불경스럽게도) '부처님 가르침을 좀 더 세련되게 접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통난 기분.

설법전에는 서양화 양식으로 표현된 황영성 화백의 '반야심경' 탱화가 있는데, 역시 보기 좋았다.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 몰라도 나도 한번 따라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은... 헤헤;

 

 

문득 슬픈 마음 일때 이런 글을 읽으면 묘하게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든다.

 

 

 

 

무각사 내의 '사랑채'에서 먹은 발우공양정식. 올 때마다 새로운 메뉴구나 싶었는데,

주인이 바뀌어서 좀 다른 느낌이었는가 보다. 예전이 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재료들이 싱싱하고 맛도 담백하다.

 

 

 

나무 끄트머리를 '우듬지'라고 부르지요.

 

 

 

한 것도 별로 없는데 세 끼를 꼬박꼬박.... ㅋㅋㅋㅋ

김치 칼국수. 통깨, 들깨, 고춧가루도 뿌려주고, 매번 잘 자라는 미나리도 잘라 얹어주고.

들깨가 특히 고소하다!

 

 

 

/

마트에서 살게 있어서 오랜만에 마트를, 그것도 차를 끌고 갔다. 용감하게도.

주차도 잘 못하는데 갔다가, 빙빙 맴돌고 다시 올라가다, 안되겠다 싶어 나가려는 길에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에 성공하고 볼 일을 봤는데.

대형마트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낯설고 불편했다.

너무 많은 물건들이 쌓여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물건들을 사고 있었다.

그것도 안 좋은 것들로만 가득가득 채워서. 끙...

 

 

아침엔 양배추를 자르다가 엄지 손가락을 베였다.

음식을 자른다는게 손가락을 자를 뻔 하다니! 너무 얼토당토 않은 실수 같아서 어이가 없었다.

베인 것 치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는데, 피가 났다.

평소엔 있는 듯 없는 듯 제 역할을 하다가,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구나.

(스님 말씀처럼.)

손가락으로 머리도 감아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하고, 옷도 입어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불편해서 어쩐다, 걱정이 됐다.

겨우 이정도 손가락 다친 것에도 이렇게 벌벌 떨다니.

 

한 살 한 살 나이가 더해갈수록,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슬프고, 괴롭고, 제발 그렇게 살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할수 있는 일도 없고.

 

내 몫이나 잘, 그렇게 살아야 할텐데.

 

내일부턴 '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마무리와 거의 동시에 또 새로운 시작.

시작이라 설레는게 아니라, 단지 봄이 오기 때문에 설렌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아름답고 . . .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

이제 여름까진 꼼짝없이 일을 해야하고, 공휴일과 주말에만 규칙적으로 쉴 수 있다.

아아 -

 

 

어떤 만남이든,

어영부영, 적당히, 형식적으로, 이런 건 안된다.

'정확하게' 존중하고 존중 받을 수 있는 만남.

그렇지 않다면 혼자서 조용히 머무르는 게 훨씬 낫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내 삶의 무게에 충실하며 모든 중생들께 유익함을 줄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반야의 지혜를 깨달아 아무 문제 없는 자리에서 자비행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선지식 스승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 아 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