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를 보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6.28 여름의 한 조각 (4)


 


 

 

 

보고 싶었던 능소화를 드디어 봤다. 비를 맞아 그런지 벌써 반쯤 시들어버렸고,

쓰레기통이 옆에 있어서인지 파리와 벌레가 들끓었다.

 

지금은 이토록 생생한 삶인데

먼 훗날이 오면 모든게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삶이란 즐거운 것 마저도 고통이란 것에 수긍이 간다.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더욱 슬퍼질테니까.

 

나는 살아있다.

걷고, 마시고, 먹고, 본다.

읽고, 쓰고, 생각하고, 잔다.

듣는다. 만진다. 그리워한다. 기다린다.

아무도 보고싶지 않다. 상상한다.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수한 찌꺼기들.

그 때묻은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어떤 식으로든 우린 연결되어 있으니

이 응답이 번져나갈 것이다.

 

오고 감이 없는 자리엔 만남과 헤어짐이 없다.

만남도 헤어진 적도 없고, 언제나 나였던 모든 것들을 위하여

믿고 행해야 한다.

 

 

 

Posted by 정아(正阿)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무언가가 흰돌고래님을 변화시킨것같아요.
    색깔이라는 기준을 둔다는 것이 참 그릇된 행동이긴 한데,
    전의 돌고래님의 색깔은 모두를 서근서근하게 안아주는 노을빛이었다면
    지금은 보라색의 진주 같아요.

    2015.06.29 23: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옅은 계열에서 좀 짙어진건가요? ㅎㅎ
      보라색의 진주... 뭔가 오묘한게 상상하게 만드네요. ^^
      최근 들어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데 제가 워낙에 마음이 자주 바뀌는 편이라, 조만간 또 다른 색으로 변할지도 모르겠어요. 키키.

      2015.06.30 20:41 신고 [ ADDR : EDIT/ DEL ]
  2. 여름의 한 조각이란 어감과 함께 실린 사진들이 참 좋습니다.

    지금 저는 비교적 평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삶은 고해라는 말에 수긍이 가는 요즘이어요.
    한줄 한줄 읽는데, 이전에 문득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스쳐지나갑니다.~.~

    2015.07.03 2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늘도 날씨가 참 좋았는데 요런 사진이나 몇 장 남길 걸 그랬나봐요.
      보기만 하고 남긴 것이 없네요.

      후박나무님 마음 속에도 스쳐 지나갔던 이야기들이었나 보군요. :)

      2015.07.05 21: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