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언니가 예쁜 와인잔에 맥주를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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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뭉클하면서도 포근했다. 그 얼굴들이 내 얼굴처럼 느껴졌다.
한 뼘 손을 내밀었더니 거기에 맞잡을 손이 있었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외로움과 따뜻함을 공유했다.
어디에서 이런 마음이 흘러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꿈꿔오던 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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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본 TV 프로그램 <본능전쟁>. 재작년에 처음 방송되고 이번 설 연휴에 재방송 된 모양이다.
모든 생명의 근본은 사랑이라는데, 곤충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인간의 전쟁과 다르지 않은 광경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의구심이 들었다. '저것도 사랑인가.' 어쩔 수 없이 여기는 사바세계인 걸까 하면서도, 지금 여기에서의 천국을 포기할 수가 없다.
기억에 남는 이승기의 나레이션.
'곤충의 단단한 껍질은 자라지 않기 때문에 탈피를 통해서만 성장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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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놀이와 삶은 분리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