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

대긍정일기 457, 무엇도 부족함이 없는 나에게

보리바라봄 2017. 8. 27. 21:29







오-랜 만에 울적한 마음이 찾아왔다.
아 손님인데, 또 깜빡 손님에게 주인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이번 우울함은
부처님 가르침 따라 바르게 서려는 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랑 맞붙으며 시작되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그들에게 끌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 마음의 힘이 세졌다는 뜻!!!)

'맞붙는다', '방해'
이런 언어 사용 자체가 지금의 내 수행 수준을 보여준다.
항상 걸림없는 그 자리, 비어있음, 공성, 하늘과 같이 텅텅 빈 마음에 동일시 하는 것에 성공하기만 했어도 저런 무지의 언어는 사용하지 않았을텐데.


어쨌거나,
있는 그​대로 드러냈을 때 밀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굳세게 당당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싫어? 나도 싫어.'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내는 것 같더니만 은근하게 상처받고 아팠나 보다.

어느새 미워하는 마음을 품으며 마음이 닫히고 우울감이 찾아왔다.
번뇌 망상이라도 바른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는데! 내가 너무 못된 생각을 하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 버렸다.

그러면서도 미워하는 마음 뒤엔 그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 그래서 섭섭해하는 마음까지도 줄줄이 들러붙어 있다.
그러니까 미워하는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실 애정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그래서 미움 자체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그걸 받아들이기 싫은 내 고집 때문에 불편과 고통이 찾아오는 것이다.
내 마음이야 어떻든,
선택은 오롯이 상대방이 할수 있도록 그 자유를 인정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참회합니다.


한없이 늘어지고만 싶은 마음을 추스리며,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하다가 문득 우리 스승님들을 봐서라도 내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정신을 조금 차렸다.
미워하는 마음이 일었던 사람들의 좋은 점과 고마웠던 점을 떠올리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다.

오랜만에 우울에 빠지며 또 느낀 것은
줄줄이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고정된 습관들이 있다는 것이다. 시작은 고통과 동일시하는 착각에서 벌어지고, 그 다음은 부족한 듯한 허전함을 먹을 것, 쇼핑, 잠 을 통해 채우려고 한다.
무엇​도 부족함이 없는 나에게 이런 어리석은 짓을 이제까지 저질러 왔던 것이었구나...

오늘도 스님께서 미국인 부부에게 해주신 법문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아 보았다.
마음을 정확히 보고 알아차리는 속에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 생기는 거라고. 덮어 가리면 안된다고. 진실해야 한다고. _()_
언제나 언제나 반야의 지혜가 중요하다. _()_
첫 출발을 잘 해야 하는데 자꾸만 놓친다.
참회합니다. _()_

부처님 가르침 따라 나아가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니 정말정말 ​다행이다.
지금은 비록 헤어지더라도 반드시 반드시 제도하고 말리라는 원력을 세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지. _()_
그러면서​도 일체 중생들을 평등하게 사랑하지 못하고 몇몇을 분별하여 사랑하는 내 마음은...
그들과 헤어질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슬퍼서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약해서야 원!
어쨌든 이번 알아차림을 통해 조금 더 견고해질 수 있었을 테니, 이것이 마장을 가피로 전환하는 지혜일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마장이란 내 에고의 분별심 뿐이고, 온 세상은 처음부터 자비 뿐이었던 터라 아무 문제가 없었다.
부처님 가르침은 정말로 아름답구나... _()_

​드시 나부터 바로 서겠다. _()_


바르지 못하게 쓰는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우울함에서 다시 밝음으로의 전환이 예전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이루어짐에 감사합니다.
삼독심을 지혜로 전환하여,
진리를 갈구하는 마음에 탐심을 내고, 에고의 어리석음에 진심을 내며, 어리석음이란 처음부터 없었던 붓다의 자리를 자각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무량수 무량광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옴 마니 반메 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