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 455, 있는 그대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일기를 써야지.
오-래 전에 썼던 일기들을 한번 읽어보았다.
언제나 무능하고, 열등하다고 여겼던 과거인데
이제와 보니 그래도 참 많이 노력했고 솔직했구나, 하며 끌어안을 수 있게 된다.
늘 바보 같아서 미워했는데.
참회합니다. _()_
그러나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_()_
아침 복숭아 두개.
오늘부터 아침과 저녁엔 과일/채소 (익힌 뿌리채소 포함) 식을 해보기로!
복숭아 두개를 먹으니까 의외로 포만감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게다가 달콤하니 맛이 있고... ^^
밖에 나가면 먹을 것도 없고,
주변 사람들 만나면 대화도 안 통하니,
집에서 내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해먹고,
부처님 가르침 따라 생각하는게 가장 유익하다.
예전엔 이런 상황 자체가 싫어서 참 우울하고 외로워할 때가 많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촉촉한 파프리카랑,
잘 삶아 으깬 감자, 두부, 청고추와 홍고추, 옥수수 병조림, 깻잎 등등이 무척 잘 어울린다.
헤헤.
남은 국에다 당면을 넣었더니 또 새롭고 맛있었던 국.
저녁에는 복숭아랑 단호박 반개.
예전의 일기를 읽으면서 참 놀라운 점은,
예전엔 그렇게 느낀 일이 없고, 까맣게 몰랐을 것만 같은 것들을 그때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아...
기억이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로구나.
그리고 그때의 난 참 자주 우울해 하고, 자주 짜증을 내고, 자주 화가 났으며, 자주 외로웠다.
그런데 이제는 거의 우울하지 않고, 짜증도 짧게 끝이 나고, 화도 잘 안나고, 외로운 일도 없는 편이다.
참 감사한 일. _()_
큰스님 법문은 참 신기하다.
내 상황에 적절한 법문을 부러 골라 듣는 것도,
스님께서 그렇게 설법해 주시는 것도 아닌데,
어떤 법문을 들어도 내 상황과 연결이 되어 지혜롭게 방향을 전환할 수가 있다.
그야말로 감로법문이다. _()_ 감사합니다. _()_
여전히 종종 고통을 받고, 무거워지며, 심각해진다.
얼마나 형상에 집착을 하며 고정된 실제라 믿기를 잘 하는지!
이게 다 반야의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고통을 수용해야지, 이건 다 꿈이야, 고통은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해' 등등의 사유는
막상 고통이 닥치면 까맣게 잊거나 거부하는 식으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스님의 법문은 그렇지가 않았다.
내 생각의 힘은 약하지만 스님 말씀에는 큰 힘이 있다.
언제든지 쳤다가 다시 바다에 안주하는 파도처럼,
애초부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우리가 아픔 받는 자체가 하나의 유희라고.
고통은 자각력을 높여주는 하나의 좋은 방편이라고.
'고통 받는 자 복이 있다'는 말이 있다고...
_()_
스님 말씀을 듣고 나면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고 편안해 지는지... _()_
정말 그렇다.
고통이 없었으면 나는 아주 게으름뱅이에 남 생각은 안하고 나 잘난척만 하며 살았겠지.
언제까지나 선지식 스승님께 의지하여 바른 부처님 법 따라 정진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가 정말 많이 줄었다.
만나면서도 불편한 상황들과, 만남을 거절하는 상황이 여전히 편치는 않지만
편하지 않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는다.
오늘은 참 잘 거절했다.
나한텐 시덥잖은 얘기를 하며 게임을 즐길 여유같은 건 없다.
그러면서도 '내가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할때는 눈 하나 꿈쩍 않는 강인함이 필요할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다.
이럴 땐 착한 척이 필요하지 않다.
그것이 자비다.
툭 하면 물러서는 마음과 의심하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두렵다.
그런데, 그래서, 보다 진실되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었다.
예전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지 못하고,
그들을 어리석게 바라보며 분별하는 마음과, 차별하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평등성지를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또 다른 우월감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었음을 참회합니다.
_()_
억지로 강요할 순 없지만 부드럽게 권유할 수는 있다.
이럴 땐 표현하지 않는 것이 거짓이며 자비와 지혜의 결여다. 무지로 부터의 방치다.
조금씩이라도 대자대비의 실천행을 해야지.
선택은 그들의 몫이기에 내 역할은 딱 여기까지만.
일체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과 어여쁘게 여기는 마음을 무량하게 기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운동을 하면서도 얼마나 에고가 잘난척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어떤 강제적인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기초에 충실하며 내게 맞게 나아가리라 다짐했건만,
나도 모르는 사이 분수에 맞지도 않게 욕심을 부리며 자세를 잡으려 한다.
참회합니다. _()_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