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

대긍정일기 204, 실수

보리바라봄 2016. 12. 6. 22:11

 

실수를 저질렀을때 나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싶다.

의도적으로 나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시야가 좁고 자기중심적이라 (쓰고 보니 좀 창피한 감이 더 생기긴 하지만) 그런건데

그걸 가지고 왜 이렇게까지 괴로운 마음을 가져야 하는건지.

 

사실 그 이유를 안다.

 

이런 나를 향한 사람들의 반응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싫은 소리를 전혀 듣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화를 내든, 열받아 하든, 묵묵부답이든... 그건 그 사람들의 몫이고,

그걸 충분히 수용하면 그뿐인데.

 

그 순간에는 좋은 기분이야 들리가 없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다 풀릴 일인데.

필요 이상으로 괴로워하고 의기소침해 하며, 그러다보니 긴장까지 하게 되서

다른 일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아 강해지고 싶다. 마음을 단단히 단련시키고 싶다.

부드러운게 강한거라고, 부드러운게 이긴다고 그렇게 여겨왔는데

나는 부드러운게 아니라 상처받기 쉽고 유약할 뿐이다. 엉엉.

엄청나게 자기 중심적이라 다른 사람들의 감정까지 통제하고 싶어 하고...

 

기분이 안좋은 나머지 요가를 시작하고 나니,

안좋다고 여겼던 것보다 더더욱 안좋은 기분이 들면서 '오늘은 쉴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허리도 자꾸만 앞으로 굽혀지고 기운도 나질 않고 얼굴도 펴지지 않고...

 

그!러!다!

 

오늘은 두명씩 짝을 지어 엉덩이를 마주 대고 인사하는 요가를 했는데,

일단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하다 보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완전히 그 상황에 열중하게 되었다.

엉덩이가 닿다보니 민망해서 그 상황에 더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이 풀려 기분 나빴던 기억은 완전히 잊게 되었다.

과거는 지우고 지금 여기의 상황에 빠져들었던 것.

 

마지막에 오늘 하루도 고생한 나를 토닥여주는 시간에는

요 근래까지만 해도 거의 눈물이 날 지경으로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며 했다면,

오늘은 '그래 마땅해'라며 특별히 친절하게 쓰다듬어주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통제하려고 들며, 싫은 소리를 전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 하고, 사람들이 미워할까 두려워 하며, 고작 그런 걸로 미워할거라 생각하는 자체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사람들은 그럴만한 여유도 이유도 없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스스로의 실수를 너무 호되게 나무라고, 그런 시선은 곧 타인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_()_

몸을 씀으로써 지금 여기의 자리로 돌아와 지난 것은 툭 덜어버리는 지혜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_()_

마음을 강하게 단련하여 보다 유연한 마음씀이 가능해지기를 발원합니다. _()_

나쁜 것은 나쁜 대로,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수용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보다 부지런하고 세밀하게 스스로를 살피기를 발원합니다. _()_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옴아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