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1. 5. 4. 00:29


2006.04.28 17:15


 
- 웃으니까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망설일 사이도 없이 들었다. 나는 처음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그와 만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웃을때 한쪽 뺨에만 패는 보조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처음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실은 함께 깨달았다.

 

- 그렇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서 여름이 가고 있었다. 나는 오후 네시가 되면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처럼 목요일을 기다렸다. 목요일이면 될수 있는 대로 아무 약속도 잡지 않았고 수요일 밤이면 윤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했다. 그가 일주일 동안 아무도 면회 와주지 않는 감옥에서 날 기다릴 것을 생각하면 목요일에는 아플 수도 없었다.

 

- 빛깔은 아직 푸르렀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파스스 파스스 하는 소리가 가을이 오는 것을 알린다고, 오늘 만남에서 윤수는 말했다. 보이는 것이 같아도, 소리가 달라요. 똑같은 초록이라도 봄나무하고 여름나무하고 가을나무 소리가 다 달라요... ... .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가봐요.

 

- 인간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고,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고, 존댓말을 쓰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 저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가져보았습니다. 기다리는 것, 만남을 설레며 준비하는 것, 인간과 인간이 진짜 대화를 나눈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 서로 가식 없이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사랑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고, 용서 받아본 사람만이 용서할 수 있다는 걸... ... 알았습니다.

 

...............*


 

두번째 읽은 책.

아- 정말. 이 책은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읽는게 아까울 정도다.

사형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고..

보이는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것..

내가 내뱉는 말들중에 진짜이야기는 얼마나 될까.

우울하고 슬프다_

윤수야...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