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2. 3. 09:15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마른꽃과 펜드로잉, 백은하




 알바 시간에 쫓기다보니 수목금요일은 운동을 하지 않았다. 아빠는 '니가 고생을 안해봐서 그런다'고 하셨다. 힝.
간만에 운동을 하려니 또 하기가 싫었다; 운동이 싫다기 보다는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기가 싫었다. 그치만 어제는 엄마랑 운동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잤기 때문에 일어났다.
 나무숲길을 지나니 날이 환했다. 역시 어스름한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 보다 아침이 밝은 시간대가 더 상쾌한 기분이다. 가는 길에 백구 한마리를 봤다. 저도 우릴 봤는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로 뛰어 올랐다. 우리가 지나가자 다시 내려와서 주인을 기다리는 듯 했다. 하얀 털빛이 눈부셨다.
 고운 빛깔을 자랑하던 단풍나무가 휑해졌다. 지난 비에 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나보다. 진짜 겨울이구나 싶다. 촉촉한 땅을 밟으며, 상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공기가 산뜻하다. 
 우물에 물이 가득했다. 좋아라:) 그런데 물맛은 시큼 했다. 물이 신것이 아니라 내 입맛이 그런 것 같다. 간밤에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자서 그런가보다. 마실땐 좋았는데...
 내려오는 길에 보라색 꽃이 피어있는지를 확인했다. 오늘은 엄마에게도 보여주려고 했는데 내가 못 찾으니까 엄마가 먼저 발견했다. 꽃송이를 오무리고 있어서 내가 못봤나 보다. 얘는 언제 피려고 항상 저렇게 있을까... 낮에 밝아지면 피려고 그러나?
 집 근처를 거의 다 와서는 기침하는 개를 만났다. 짖는 개는 많이 봤으면서도 기침을 하는 개는 처음봤다. 뭘 잘못 먹었는지 짠하게 기침을 해댔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