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11. 10:10





                                                                                                     고운 나무 눈부신 빛깔, 2011/10/29


 
 

 밤새 비가 흩뿌려 내렸나 보다. 촉촉해진 땅을 밟으며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산에 올라가려는데 주위가 평소보다 환한 느낌이었다.

 산길을 가다 보면 큼직한 돌계단이 나온다. 나는 거기를 내려갈때 다리에 잔뜩 힘을 주면서 힘겹게 내려가는 반면 엄마는 부드럽고 가뿐하게 내려간다. 그래서 오늘은 나도 엄마처럼 내려가보려고 엄마의 다리를 주시하면서 따라가려는 찰나, 그대로 쭉 미끄러지고 말았다. 엄마는 돌계단 옆부분의 비탈진 길로 내려갔던 것이다. 왼쪽 팔뒤꿈치와 왼쪽 엉덩이를 그대로 찧었다. 아팠다. 왠지 억울한 기분도 들고... 당장 팔을 걷어 상처가 나진 않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참았다. 그러면서 머릿속엔 '혹시 피가 철철 나는거 아니야?'하는 망상이 들었다. 한 번 넘어지고 나니까 비를 맞아 미끌거리는 낙엽도 조심스러웠다.

 하늘을 자세히 보니 구름이 개여있었다. 요 몇일간 어두웠던 것은 겨울이 가까워져서라기 보다는 구름이 많아서였나 보다. 구름이 없으니 이렇게 밝구나. 

 오늘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비가 와서 다들 집에서 쉬나보다. 이렇게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계곡엔 물이 아주 조금 불어있었다.

 쉼터의 나무 의자에 누워 하늘을 보니 상아색 구름이 보였다. 새삼스레 '이렇게 일찍부터 아침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윗몸일으키기를 생략하고, 달리기까지 생략했다. 어제 엄마에게 '아침부터 달리면 관절에 무리가 간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몸 다 풀고 살살 뛰니까 괜찮다"고 하시더니 오늘은 "혹시 모르니까 걷자"고 하셨다. "운동하다가 몸 망가진 사람도 있다"며... 엄마도 참. 크크

 운동이 끝나갈 무렵 엄마에게 "내일은 쉬지?"했더니 토요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운동을 한다고 하셨다. T.T 왠지 기운이 빠졌다. 주말엔 쉬어야 다시 운동하고픈 마음이 생길 것 같다. 그러니 쉬어야지:)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