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를 중심으로, 세계문화와 지역문화에 대해서 쓴 글이에요.


덧:) 마지막 학기에 좋은 교수님을 만나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일주일에 에이포 한 장씩 글을 쓰고 있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것이 화근이 되어 'report 표절 의혹'을 받은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지만,
이제는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류시화 시인의 책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나 <지구별 여행자>를 읽어본 이들은 인도에 대해서 환상을 품곤 한다. 언제나 ‘노 프라블럼!’을 외치는 인도인들이 다 쿨해 보이고, 거지들마저도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명언을 줄줄 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다녀와 보니 ‘별거 없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류시화 시인이 책을 너무 신비주의적으로 썼다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아직 그 나라에 가보지 못한 내게 인도는 여전히 아름답고 신기한 나라다.

 책을 읽다 보면 인도의 옛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만날 때가 있다. 그리고는 그 단어의 어원과 뜻을 알게 되는데 그때 나는 ‘세상엔 이런 언어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도의 전통 인사말인 나마스떼(Namaste) 역시 산스크리트어다. 이는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에게 인사하다(존경을 표하다, 경배하다)", "나는 이 우주를 모두 담고 있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마음과 사랑을 다해 예배드립니다", "나는 빛의 존재인 당신을 존중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그런 인도의 뭄바이 지역에서 인기 있는 영화산업을 일컫는 말이 바로 발리우드다. 발리우드(Bollywood)는 뭄바이(Mumbai)의 미국식 옛 지명인 '봄베이(Bombay)'와 '헐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다. 인도는 1년에 영화를 가장 많이 찍는 나라로 영화에 대한 인도인의 사랑도 그만큼 대단하다. 헐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역대 세계 흥행 1위를 기록하며 세상을 누빌 때에도 인도에서 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바타의 매력에 심취해 있을 때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은 영화는 ‘3 idiots’다.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주인공이 사회 현실에 도전하는 내용의 영화가 인도 영화사상 흥행 1위를 기록했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동원한  헐리우드 영화가 인도의 발리우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 두 편의 영화를 모두 본 나 역시도 인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인도 영화의 매력은 바로 '공감력'에 있다고 본다. 인도인들이 영화를 보며 떠들어대고, 뭘 집어 던지고, 같이 춤까지 추는 것은 인도만의 특성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는 영화가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공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사랑과 춤, 웃음으로 풀어낸다.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이야기에 쉽게 동참할 수 있게 한다. 진실성이 담긴 메시지가 관객의 마음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예전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선입견을 영화를 통해 녹여내고, 뼈아픈 사회 현실 또한 영화를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세계문화는 어딜 가나 통하는 것이고, 지역문화는 그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통하는 것이라면 그 둘의 관계는 대등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역문화가 좀 더 우위에 있었으면 한다. 인도의 발리우드처럼 말이다. 세계가 한 체제의 영향력 아래 통일되는 것 보다는, 각자가 영역을 만들어 서로 교류할 때에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문화가 탄생한다. 그러면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각자의 영역들도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3 idiots’의 주인공 란초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따라가라고 말한다. 문화도 가장 그 나라다울 때 국경을 넘어 세상을 녹인다.




Posted by 정아(正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