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09. 11. 11. 20:30

 

B. 몇일 전 버스 안에서 아주 귀여운 꼬마앨 봤다. 어떤 꼬마냐 하면, 손에 장난감 로봇 상자를 들고는 누가 보건 말건, 듣건 말건 상관 않고, 큰 소리로 그 설명서를 열심히 읽고 있는거다. (난 엄청나게 재미있는 소설책도 그렇게 읽진 않는데. ㅎㅎ)

물론 뒷 자석의 아이 어머니는 조용히 하라고 타이르셨다. 그래도 꼬마는 잠깐 말을 들을 뿐 좋아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다. 선생님이나 친구, 연예인 뒷담화에 정신이 없는 중고생들 보다 훨씬 예쁘다.

내가 계속 눈길을 주다가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안녕'했더니, 내 눈길을 피하면서 괜히 눈치를 본다. 그러다가 내가 내릴 즈음에 사탕 하나를 주었더니 '고맙습니다'했다. 예쁘다. 그렇게 좋아하는 거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L. 좋아하는 교수님 수업을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거의 1년 쯤 됐나.. 이렇게 훌륭하신 교수님 수업의 맨 앞줄이 꽤나 많이 비어있다는 건 정말로 씁쓸한 일이다. 오늘은 청강생이란 생각에 둘째 줄에 앉았지만 다음부턴 맨 앞에 앉을거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하늘과 땅 차이'

오늘 내가 배운 것은,

1) 자연 속의 synergy를 배워야 한다는 것

2) Think Win-Win, 상생을 생각하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3)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는 존중하는 자세, 이것 세가지다. (이건 자주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어렵다..)

 

미국에서 홍길동이 영웅으로 인기가 짱이라는데. 내가 직접 확인하진 못 했으니 정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슈퍼맨, 스파이더맨, 울트라맨, 배트맨 보다 더 멋진 것 같다.

 

누군가 패하지 않는 '널뛰기', 내가 세게 구르면 상대는 더 높이 날고 또 그 반동이 세져 나까지 높게 오르는, 그런 멋진 일!

 

T. 가을이다. 아니 초겨울인가. 어쨌거나 가을의 문턱.

노란 은행잎과 그 향기가 눈부시다.

가을은 '노랑'인가?

아니 저기 붉은 잎사귀들도 보인다.

부끄럽다 못해 사랑스러운 발그레한 볼.

쑥스럽게 웃고 있다. 가을은 '빨강'인가?

아니 그 위로 높은 하늘이 보인다. 푸르게 높다. 푸르기에 높다. 높아 보인다.

그 곁에 하얀 구름이 너무 맑아서 성스럽다. 하늘로 오르는 계단 처럼..

내 앞에 이리 저리 굴곡진 길이 보인다.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곧지는 않으나 분명 도착지는 하나다.

나는 거기까지 방향을 잘 잡고 내 속도로 걸으면 된다.

넘어져도 괜찮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니까!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