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6. 5. 21. 20:52

 

 

 

 

혼자 다녀온 지리산 홍서원에서의 점심공양. 세계 최고의 밥상 ♡

엄청난 낯가림(?) 덕에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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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화를 내고, 질투를 하고, 욕심을 낸다.

이 모든 것이 무지무명에서 비롯된 일.

겹겹이 쌓인 두터운 업을 관조함으로 하여 서서히 녹여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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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엔 몇가지 옷들을 내다 버리고, 쌓여있던 짐들도 살짝 정리를 해봤고,

화장실 청소에 신지 않던 긴 장화를 잘라 장마철에 신고 다닐 수 있도록 바꾸어 놓았다.

야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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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의지해야지 만이 형상이 보이는 것들은 그림자가 있지만,

스스로 빛을 내는 밝음 그 자체는 그림자가 없다.

형상의 실체는 그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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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란 소리에 불과한 것인데 그를 통해 온갖 상을 지어내고 한치의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버리고는

불안과 실망, 분노와 같은 고통 속에서 허덕이며 산다.

아이고 아무리 머리로 안다 한들, 실생활에서 마주쳤을때 얼마나 빨리 알아채느냐 이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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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맨날 예쁘다고 해주고. 오징어 춤을 춰도 천사라고 해주고.

우리 꼬꼬마들은 내 어디를 보는 걸까.

마음이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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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등바등 모으는 것들이 죽음 앞에서 얼마나 부질 없고 쓸모 없는가 하는 생각이

찰나에 들면서 갑자기 마음이 풍요로워졌으나, 그럼에도 실생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부자 마음이 됐다고 기뻐하기도 잠시 쉴새 없이 집착하며 끄달리는 마음과 

이래 저래 핑계대며 가난한 마음을 내는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하고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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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서 이따금씩 점심 메뉴로 '하이라이스'가 나오곤 했는데, 어영부영 먹다가 요번에

무엇이 들었나 확인을 한번 해봤다. 그 동안은 한번 보겠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워 못하다가 용기를 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이, 분말 안엔 '우유, 소고기분말, 양파 …' 등등이 들어 있었다. 채식을 한다더니 눈가리고 아웅이었구나.

 

우유는 비좁은 공간에서 강제로 임신을 당하며 새끼를 낳자마자 떠나보내야 하는 어미소의 눈물이요,

소고기분말은 말 그대로 살아있었던 소를 (한번도 생명답게 살지 못했던) 갈아 가루를 만들어 버린 것이며,

양파는 마음을 들뜨고 산란하게 하여 마음 지키기를 방해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고 싶다면, 동시에 다른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착한 마음을 내고 싶다면

먹지 않는게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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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샵에서 판매되는 강아지들의 처참한 실상을 알고서는 그토록 마음아파 하면서 그런 일들이 채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니 어떤 공감이나 들어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답답함과 싫어하는 마음이 더 크게 일어났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생명들의 목숨을 구해낸 일은 틀림없이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본질적인 원인 (귀엽고 예쁜 동물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 동물을 맛있게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은 결코 끝나지 않는 것임을 모르는 걸까. 강아지도 닭도 돼지도 다 같은 생명이고 고통받아 마땅한 동물이 따로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채식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자비와 지혜의 실천행이다.

물론 나도 이전에는 육식을 했었고, 채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적어도 내 행동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일. 바르고 옳다고 믿는 길을 혼자라도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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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른 되서 만나요."

어디서?

"**동 치과 앞에서 만나요."

만나서 뭐하게?

"숨바꼭질 해요."

"나도 갈거야. 내가 차 태워줄게요."

 

어른이 되어서 만나 하자는 일이 고작 숨바꼭질이라니.

그 순수함에 마음이 즐거웠다.

그런데 나는 그때 쯤이면 여기에 없고 산에서 살것 같다고 했더니,

어디냐며 전화해서 물어보면 된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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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적인 도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말만 있을 뿐 마음이 없기에. 마음이 없으면 행동도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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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폴더를 하나 만들었다.

꾸준히 공부해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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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