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송이 

좁은 틈을 비집고

환히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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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이쿠를 보고 있어서 따라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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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돌아보고 바로 세운다는 건 틀림없이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다.

그 방향이 희귀할 경우에는 더더욱.

하지만 정말로 변화하고 싶다면 이런 고통 쯤이야 받아들여야 한다. 변함 없이 변한다는 것은 불가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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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끝없이 의식하게 되는 타인의 시선들.

이제껏 받아왔던 사랑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안 증세다.

이 불안을 외면하기 위해서 나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부정한다.

이런 식의 반복을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닌데

이제야 묵은 습관이 보이는 것 같다.

늘 이렇게 대처해 왔고 결과는 제자리 걸음이다.

이번에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외면하고 다시 돌아가려 한다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똑같은 어리석음을 겪어야 할테다.

따라서 외면할게 아니라 이대로 끌어 안고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핍에서 오는 불만족스러움으로 인해 끝없이 밖으로 치닫는 마음이

스스로를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 똑똑히 보아야 한다.

 

이미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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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피부를 스쳐 지날 때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를,

바람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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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녕, 헤이즐>을 봤다. 책으로 읽겠다고 사다 놓고선 재미가 없어서 도중에 그만 읽었는데,

영화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하지만 0과 1 사이의 무한함을 이야기한 부분은 정말 좋았다.

0.1, 0.11, 0.121 …

또 0과 2 사이의 무한함이 0과 1 사이의 무한함보다 크다는 것도.

어떤 무한이 또 다른 무한보다 작을 수도 있다는 것 …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