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9. 16. 23:50



2014/09/14, 해질무렵, 나무 사이로 드는 빛




추석 전부터 연휴를 넘기고 주욱 -  열흘 넘게 요가를 가지 않았다.
일 때문에 못가기도 했지만, 갈수 있었는데도 땡땡이를 치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요가를 갔다.
오랜만에 갔더니만...
처음에 느꼈던 그 몸의 피곤함이 다시 되살아났다.
오랜만에 열심히 해서인지, 몸이 다시 적응하기 위함인지,
몸의 긴장도가 높아진 것 같았다.
하품은 또 왜 그렇게 많이 나오고.
(몸이 잠에서 깨느라 그런건가 싶다.)

그래도 - 오랜만에 하니까 좋다.
어제도 좋았지만,
오늘은 더어- 좋았다.
요미 선생님께선 지난번에 까페에서 날 보셨다며 ㅋㅋㅋㅋ
요가 갈 시간에 카페에 있어서 그만둔 줄 아셨다면서,
못 볼 사람을 본 것 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반가워 하셨다.
으흐흐흥. 땡땡이 치다 걸린 학생처럼 민망해져서 웃어버렸네.

요가는 역시 정확한 자세가 생명인 것 같다. 그리고 호흡.
어정쩡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서 할때도 몸이 편안해짐을 느끼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정확한 자세를 익힐때는 진짜 완전 다른 동작을 하는 것 처럼
시원함을 느낀다. 몸이 쭈우욱 늘어나는 것도 같고.
쉬었기 때문에 몸이 뻣뻣해진 감도 있었지만,
쉬었는데도 상태가 더 나아진 동작이 두어가지 있었다.
이런 걸 느낄 때면 엄~청 뿌듯하다.
운동할 맛 난다고나 할까 ㅋㅋ

어제 오늘은,
일 년 중에 손에 꼽는 피곤한 주인데,
이상하게도 피곤하지가 않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거다.
일이 좀 더 수월해진 것도 있고, 내가 더 적응을 한 것도 있고,
다른 샘들과의 관계도 있을 것이고, 또 배려해주시는 마음... 아 이건 진짜 컸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이런 말 한마디가 이렇게나 따뜻하다니!

(이번주는 뭔가 변화가 많네.)

또 한가지 느낀 것은 전체 수업이었는데도 긴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

나는 우리반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을 할때도 긴장을 했었다.
그러다가 점점 익숙해지고. 그리고 나서도 전체 수업 때는 늘 긴장을 했다.
1년이 넘도록.
첨엔 밥도 안 넘어가고. 밥을 먹었으면 이제 소화가 안되고. (수업이 끝나면 내려간다)
그런 긴장상태였다가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을 땐, 수업 직전까지만 긴장을 했다.
막상 시작하면 긴장이 풀리고.

그러다 드디어!
이제는 수업 전에도 긴장하지 않고 수업 자체를 자연스럽게 즐긴다. (어제가 처음이었다)
그냥 즐겁게 놀듯이. (이건 오늘이 처음)
좋 - 다.

또 열두시가 되어간다. ㅜㅜ
아침엔 속이 부대끼던데. 이게 잠때문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이럴반엔 아예 잠을 줄여버리고 싶다.
요즘 같은 마음이라면 가능할 것도 같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