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1. 23. 23:57


2014/01/22, 지금처럼 영원히 아름다워라.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자기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
좋으면서 아닌 척, 싫으면서도 아닌 척.
좋으면서 아닌 척 할 때 내 마음 속에는 이런 마음들이 있다.
'저 사람이 내 마음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까, 이러다가 내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싫으면서 아닌 척 할 때의 내 마음은 이렇다.
'나 때문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그리고 싫은 소리를 못하는, 약간은 비굴한 마음.

사람의 마음이란 실로 존재하지 않는, 단지 끝없이 변화하는 그 무엇이라기에,
모든 존재의 보편적인, 결코 객체로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라기에,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려 했었다.
특히 감정에 관한 것들을.

하지만 이제는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부딪쳐 보고자 한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비슷한 감정들과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에 이어 <감정수업>을 읽고 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약간 남아있는데 조만간 다 읽지 싶다.
거의 읽은 것 치고는 어째서 제목이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나쁘지 않은 책이다.

이 책들을 보고 나면 전우익의 <사람이 뭔데>를 읽고 싶다.

잡다한 것들로 빠지는 이유는 그동안의 습관 때문이라기에, 주체적인 생각 없이 그저 최고의 것이라 불리는 것들만 접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이렇게 흐리멍텅한 자세만 남게 되었다.
때문에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니 참 다행이다.
좋아하는 책들을 살펴보고 기록하는 일상은 참 오랜만이다.

요즘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데는 트위터 속 김우열 작가의 영향이 크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첫번째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마음에 두었던 말.
두번째로는 대학시절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수긍하기 위해 마음을 달래던 말.
세번째로는 바로 지금. 더 오래하고픈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떠올리는 말.

헤어지기 싫어하는 마음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고,
설령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한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겠지.

너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한다, 사랑한다.


..

두서 없는 일기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