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7, 내가 사랑하는 장면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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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수업을 할땐 흙도 던지고 뭣도 모르고 그저 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큰 씨앗 작은 씨앗 구분도 할 줄 알고 크기에 따라 달리 대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식물들을 보고 "안녕" "사랑해" 자연스레 인사를 나눈다.
흙을 넣으며 배웠던 노래를 부르고 자기들 끼리 대화를 나눈다.
"비가와요 엄마, 비가 계속와요."(이 때 엄마는 나. 한 친구가 실수로 부른 건데 내 반응이 재밌었는지 다른 친구들도 따라서 엄마라고 부른다.) "엄마가 우산 같이 쓰자. 아기는 우산이 없으니까."
흙의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부드러운 것 같아요."
숟가락으로 담는 아이, 늘 손이 먼저인 아이, 한 손은 손 한 손은 숟가락인 아이.
저마다의 색깔들로 흙을 채워간다.

아이고 기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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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불어온 미묘한 변화가 일상을 바꾸기 시작한다.
소소하게 보일지 모르나 그 변화의 뿌리는 깊다.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닌 작은 움직임.
중요한 것은 이 마음이 더이상 유지되지 않을 때,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디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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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다니는 건지.
퇴근 길에 한 두 정거장도 아니고 무려 네 정거장을 지나쳐서 내렸다.
도대체 어디에 그리도 집중을 했길래? 짧은 시간이 아니었을 텐데도 체감 시간은 짧게 느껴졌다.
버스 하차 정책이 바뀌어서 내릴 때 카드를 기기에 찍지 않으면 환승이 안될 것 같아,
운동 삼아 걸어왔다. 선선한 날씨 덕인지 마음 덕인지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잘도 걸어 왔네.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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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입장을 정하기엔 아직 생각이 부족하다. 깊숙히 파고들어 실체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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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빠질 순 없지. 한 컷만 올릴 순 없어 한 컷 더:)

2014/01/07, 사랑한다 사랑한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