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2. 10. 14. 14:10



별 기대나 사전 정보 없이 오로지 불광출판사에서 출간했다는 것만 믿고 읽게 된 책이다.
(이벤트를 통해^.^)

정신과 의사샘이 자신의 경험과 환자의 치유 과정을 바탕으로 해서 불교적인 해석으로 풀어냈다.
몇 군데 불교 경전이 인용되기는 하지만, 개인의 경험을 통한 통찰력이 더 돋보이는 책이다.

분명 예전에도 들어 봤던 말이고,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들어보는 것 처럼 새로운 의미로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나,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 현재에 집중하기, 있는 그대로 보기, 나를 없애는 것,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표현의 중요성, 대긍정, 주는 것, 자존감, 진정한 자기애 등등.

하지만 '또 그 이야기야'가 아니라 '그 얘기가 이 얘기였어?'라는 생각이 들만큼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p.52
 명상의 반대편에 생각이 있다. 명상을 함으로써 생각이 줄어든다. 명상을 하기 전에는 생각과 개념으로 세상을 봤다면 명상을 한 이후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생각은 실제를 가리는 장막과 같은 것이다. 장막을 걷어치우고 실제를 보는 것이다. 우리 생각과 실제는 다르다. 세상은 실제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가 우리 생각에 따라 움직이면 실제와 따로 놀게 된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때 괴로움이 오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다. 괴로움이 없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려면 실제를 봐야 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실제 일어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현실에서 멀어진 만큼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

p.204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든지 나쁜 행위를 하고 나쁜 말을 하고 나쁜 생각을 하면 그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이 말로는 자기 자신을 사랑스럽게 여긴다고 해도 그들은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들은 미워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행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든지 좋은 행위를 하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면 이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말로는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있다하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p.217
 내가 기준이 되지 않고 많은 것 중에서 하나를 취하거나 어떤 상태를 고정시켜 취하지 않고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나.
 비교에서 벗어나려면 이 두 가지를 없애면 된다. 하나는 내가 기준이 되지 않으면 된다. 나와 관계 없이 상대를 보면 된다. 내가 없이 상대만 있으면 된다. 남을 보는 순간 내가 없다고 상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로지 상대방만 본다. 그러면 상대가 잘 보인다. 내가 문제다. 나라는 잣대로 재면 비교라는 결과가 나타난다.
 두 번째는 어느 하나를 취하지 않고 전체를 보거나 어떤 상태를 고정시키지 말고 과정으로 보면 비교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 현재 어떤 상태가 벌어질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과정이 있다. 그걸 보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남에게 왜 그런 일이 있고 나에게 있는 일이 왜 있는지 알게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지혜가 생긴다.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운 마음이 된다. 
 



이 책에서는 '지금, 여기'에서 벗어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머릿 속에 떠올리는 것을 생각이라 정의하고, 이에 관해서 다룬다. 이러한 생각을 '내가 하고 있다'는 편견을 깨고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는 건강한 정신'을 위한 방법들을 알아본다. 생각의 실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고 유익하다. 

이 책은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현재를 살도록 유도하는 <위빠사나 명상>과도 일맥 상통한다. 
순간 순간 나도 모르게 생각 속에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런 순간들을 문득 알아차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횟수가 많아지고 길어질수록 삶에서 겪는 실수들이 줄어들 것이다.

어젯 밤은 누워있어도 왠지 잠이 오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책에서 일러준 것처럼 망상을 접고, 눈을 감고, 호흡하는 것만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생각의 꼬리를 끊자'-'!


+) 흥미로운 경을 접할 수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