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2. 7. 18. 15:02

강낭콩


p.83-84
마음을 비우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의식에서 억압하고 회피해 둔 것들을 끄집어내어 자기 것으로 인정하고 의식 속의로 통합하라는 뜻이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마음을 비우는 게 아니라 외면해 온 마음을 끌어안는 일일 것이다. 무의식 속 결핍, 결함, 결점들을 내 것으로 인정하자 내면이 가볍고, 환하고, 편안해졌다. 간혹 불편이 느껴지는 일을 만나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면 금세 답이 나왔다.
 '지금 불편을 느끼는 내 마음은 무엇이지?' 
                                                                                                                <만 가지 행동>, 김형경 



나는 전화나 문자 소리를 굉장히 부담스러워 한다.

'어디서 나를 찾는 반가운 소리가!'라는 생각 보다는,

'또 뭘까'

'또 뭐가 날 귀찮게 하려고'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왜 그럴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레,

누군가가 언제 어디서나 내게 뭔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게 싫은건가? 아니 요구 자체보다는, 그 요구를 거절했을때 오는 불편함을 싫어하는 것 같다.

어쩌면 아직도 누군가에 의해 '질질 끌려다녔다'라는 피해의식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같다.

 

나는 여러 사람이 모여 와글와글 떠드는 자리도 불편하다.

말을 않고 가만히 있으면 '기분이 안좋냐'는 말을 듣곤 하는데, 나는 그냥 할 말이 없을 뿐이다.

 

대신 나는 적은 수의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마음 맞는 사람 한명이면 하루 종일, 아니 몇년을 함께 있어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뭐 그래도 여전히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시간이 종종 있을테지만.. ㅎㅎ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