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2. 6.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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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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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벌써 살이 까맣게 탔다.
낮에 몇번 왔다 갔다 한 것 뿐인데 발에는 라인이 생겼고 팔은 거무죽죽하다.
건강한 시골 처녀의 팔뚝같다. ㅋㅋㅋ
그런데 아빠는 내 팔을 보고 말랐다며 살좀 찌우라고 하고
남자친구는 살이 많다며 살을 빼라고 한다.
호호 ^,^
나는 가만히 있는데 양 옆에서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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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일이 끝났다.
시원(?) 섭섭하다.
사실 알바 치고 이만한 일자리가 있나 싶을 정도로 편한 곳이기는 했다.
책을 나르거나 묶거나 하는 육체노동이 가끔 있긴 했지만
운동 삼아서 할만 했다. 
어쩌면 내가 그만 두려니 기억이 각색됐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것들만 남은 것 같다.
뭣보다 선생님들이 날 많이 아껴주셔서 막판까지 감동을 한웅큼 집어먹고 왔다.
어디서 뭘 하든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고생하는 선생님들이 짠하다"고 했더니,
엄마 왈 "직업도 없는 니가 더 불쌍하다"고 하셨다.
내가 너무 주제넘은 걱정을 했나 ㅋㅋㅋㅋ

그치만 피곤해서 입안이 다 헐고
가족들 식사 신경쓸 여유도 없고
신경이 곤두 서서 예민한 모습과
스트레스 폭파 직전인 마음 등이 나한테까지 다 느껴져서...
그게 안타까웠다.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비판적인 사람이고,
쥐뿔도 모르면서 잘난체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편하게만 살려는 마음을 가진 것도 같고...
열심히 살아야지.
뭣보다 나 혼자 살아도 먹고 살만 한 능력은 갖춰야한다.
그게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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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참 시원하다. 장마라니. 비가 하도 오질 않아서 비가 내리는데도 실감이 안난다.
장마라면 여름인데, 요즘 밤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하던걸...

이상하게도
다시 소설로 돌아왔다.
관심사가 달라질때마다 읽는 책도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다시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푼푼한 저녁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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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내가 하는 것.
욕심을 덜어내면 그만큼 가벼워질 것이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쉬울지도 모른다.
ㅋㅋ
그 반대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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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젊은걸까?
다시 말하면,
나는 왜 이렇게 어린걸까?
얼른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나이를 많이 먹어서
아주 지혜롭고, 풍요롭고, 연륜도 있고, 마음이 깊고, 따뜻하고, 다정하고...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매 순간마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주름은 어차피 생길텐데,
기왕 생길꺼 하나하나 삶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자연스럽고 우아한 주름이었으면 좋겠다.
겸손하면서도 책임감 있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