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에 해당되는 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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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6.10 달리기 8
  3. 2012.03.13 화 - 틱낫한 14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7. 16. 20:43

세살배기 꼬마친구들에게 꽃미소 발사!, 눈이 없다,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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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내 코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침 출근길에 맡은 음식물 쓰레기차의 냄새, 누군가가 길가에서 피우는 담배 냄새…
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맡은 치킨냄새, 음식점 냄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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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싶다.
물론 긍정적인 감정엔 함께 물들면 좋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다.
특히 '화'라는 마음 상태.
누군가가 화를 내면 그 곁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있기가 힘들다.
평정심 유지가 안된다고 해야하나. 눈치를 보게 되고. 그러다가 보면 내가 원치 않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도 같고.
나조차도 이렇게 '화'가 싫은데, 민감한 감수성의 아이들은 얼마나 상처를 크게 받을까 싶다.
실제로도 화를 내는 어른 곁에서 아무렇지 않은 아이는 없는 것 같다.
가급적이면 화를 내지 않고자 하지만 (몇몇 예외의 경우 빼고), 그게 어려운 날도 있다.

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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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그 기억이 오래오래 가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그 중엔 뇌리에 박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 사람에게도 해를 입히는 것은 악덕이라고 하여도 마땅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서로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유감스러운 일인데, 자기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서로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즐거움마저 빼앗아 간단 말입니까? 불쾌한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그것을 감추고 혼자서 꾹 참고 견디며, 주위 사람들의 즐거움을 망쳐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 보십시오. 불쾌증이란 자신의 못남에 대한 내심의 불쾌함이자 자기 불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어리석은 허영심에서 비롯된 질투와 결부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자기 눈앞에 행복한 사람이 있을 경우, 우리가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더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비위가 상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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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그 이유중에 하나가, 그러할 기회 조차도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일.
그러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비워두는 일.
어렵다.
그래도 일단 그런 대화가 이뤄지고 나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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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섭섭하다거나 서운한 마음을 품는 것도.
결국엔 자기 욕심이 아닌가.
자길 더 생각해주지 않았다는. 받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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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엔 늘 월요병에 시달린다.

요가는 하면 할수록 다음날에 힘든 것은 줄어드는 것 같다.
이제 3주차. 다음 번엔 세 달 치를 한 번에 끊어야겠다.
생전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근육들을 쓰게된다.
특히 어깨근육과 발목부터 종아리 윗부분까지 이어지는 부분의 근육들을 쓸 때가 힘이 든다.
다리 찢는것도 완전.... 뻣뻣.
현재의 요가 주소는 이렇다.
주마다 0.4kg 정도씩 줄고 있는데, 그래도 군살이 많다는 점에선 '헉'이다. 근육양은 쉽게 늘지 않는 것 같다.
느낌상 거북목이 조금 들어간 것 같다. 목도 좀 길어진 것 같고. 어깨도 조금 내려온 것 같다. 걸을 때 자세가 살짝 펴진 듯 하다. 외관상이 아니라, 느낌상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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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잠을 조금 줄였다.
다섯시에 알람 하나를 맞춰 놓고, 다섯시 반에 한 번 더 맞춰놓은 것으로 눈을 뜬다.
여기엔 물론 내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지만, 의지만으로 이런 생활이 가능한 것 같진 않다.
의지보다 조금 더 자연스럽다.
그래도 아직은 예전보다 하품이 더 많이 난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잠을 많이 잤다고 피로가 풀리는 것도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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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신뢰를 얻기까지는 군소리 않고 따르는 순응이 먼저 필요한 것 같다.
뭔가를 배울때에도 그렇다. 내 맘대로 하겠다며 제대로 익히지도 않고 해버리면 엉터리가 돼버리지 않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일단 참고 따르다 보면, 나중에는 신뢰가 생기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자신감은 덤이고.
그래도 일이 늘 뜻대로 되지 않는 걸 보면, 겸손함은 필수라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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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라도 광주에 있는 채식뷔페들부터 다녀볼까 한다.
왜 이것 조차 시작하지 못했는지, 내 스스로가 좀 한심스러워 지려고 한다.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뭐 이리 눈치를 보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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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 정규 앨범 1집 참 좋다.
근데 장윤주 평소 목소리랑 노래를 부를때 목소리랑 많이 다르다.
어쨌거나 좋다.
2집 앨범도 들어봐야지.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3. 6. 10. 22:28

글과는 관련이 없는 오늘 찍은 레몬 싹.
레몬을 먹고 나서 나온 씨앗을 심은 것인데(원장님과 J가) 저렇게 예쁜 싹이났다.
나무라서 그런지 제법 튼실해 보인다.


*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있다.
누군가 이 책이 좋다고 해서 나도 위시리스트에 포함시켜 놓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을 계기로 하루키가 좋아질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더 읽어보고 싶고.

최근에 책을 읽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이유 하나가 생각 났다.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틈틈이 나는 시간을 다 빼앗아 간다. 틈틈이 읽었던 책들의 자리를 나는 그만 스마트폰에게 내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부러 신경을 써서 아침 출근길에 페이스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 시간에 페이스북을 제일 많이한다.)
대신 책을 읽었다. 하루키의 책을.
버스에서 내릴 즈음 내가 눈여겨 본 것은 15~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꽤 많은 양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읽으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일요일, 위시 리스트 속 책들을 몽땅 빌려올까 하다가, 분명히 기간 내에 읽지 못할 것을 알고서,
일단 있는 책부터 보자, 하고 꾹 참았다. 참 잘한 일이다.

오늘은 쌩뚱맞게 운동이 하고싶어져서 퇴근 후 약 30분간 운동을 했다.

달리기에 관한 책을 읽었으니 그럴 만도 싶은듯 하지만, 사실 난 하루키의 마라톤 이야기를 보면서
'역시 달리기는 아니야'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그런데 저녁이 되니, 땀을 쭉쭉 흘리면서 숨가쁜 느낌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달렸다. 고작 6분을.
ㅋㅋ....
더 달릴 수도 있었지만 '그만 달리고 싶다'는 이유에서 멈춰 걸었으니, 비웃을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장거리 달리기를 싫어하는 나의 성격과, 고등학교 체력장때 장거리 달리기에서 꼴등을 하고도 머리가 아파서 엎드려 있었던 전적을 감안하면 나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하고 달리다 보면 더 효과적인 운동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끈기 없는 내가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도 당장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 앞으로 달리기를 할거라는 다짐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오늘같은 기분으로 달리고 싶다면, 달리고 싶은 만큼만 달리고 그 후론 걸을 것이다.

남은 거리를 걸으며 눈에 들어온 풍경들, 사람들.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지나고 있었고
소소한 집들과 거리의 화분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어쩌면 그냥 내 감성에 젖은 것인지도 모르지만..

조금 더 적극적이고 생동감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더위를 덜 타는 편인데도 오늘밤은 이상하게 얼굴이 후끈거린다.
달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된장찌개를 끓여서 그런가?

아무튼 주저리 주저리 일기는 요기서 끝.


+) 하나 더 생각났다.
어제 잠들기 전에 간만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는데
말씀 중에 자기가 화를 내고도 화를 내는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다.
'그래 있지'하다가 '나는 아니지..'하는 마음이 들락 말락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그것을 확실히 깨우쳐 주는 일이 두 번이나 있었다.
한번은 유치원에서 '그게 화낼 일이에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고 (이건 진짜로 화를 냈다기 보다 내 말투가 전투적이었기 때문에 들은 우스게(?) 소리였다)
다른 한번은 집에서 남동생이 '근데 왜 화내?'하고 말했을 때 이다.
남동생에게는 아주 자주 듣는 말이긴 한데, 참 내가 화를 많이 내고 산다 싶다.
그저께도 남자친구가 내가 화를 냈다는 이유로 자기도 화를 냈었지.

이 화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한참 멀은 화를
열심히 다독여줘야겠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3. 13. 09:46


일러스트레이터 김가영 그림
(이름을 클릭하면 작가님 블로그로 갑니다:) 



p.59
 의사소통의 문이 열려 있을 때 우리는 하지 못할 일이 없다. 그러므로 늘 최선을 다해서 그 문이 항상 열려 있게 해야 한다. 타인과의 평화를 원한다는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라.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마음을 터놓는 것이다. 우리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렇게 분명히 뜻을 밝히고 도움을 구하라.


p.129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그 사람이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감사히 여기게 되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한다.


p.135
화는 우리의 무지, 그릇된 판단, 이해와 연민의 결핍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
'팃낫한? 틱낙한? 이름이 뭐 그래? 틱낫한? 틱낫한..'
중학교땐가? 한참 이 스님의 책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난 솔직히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게 생긴 책을 읽을 여력이 없었다.
대학시절 (이제 대학생이 아니고 대학시절을 회상하고 있고나...T-T) 도서관 서가에 꽂힌 책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새침한 눈으로 힐끔 바라보고 말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화'를 낸 일이 있었다.
딱히 엄청 열받은 것은 아닌데, 화의 불씨가 당겨진 순간 부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내가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이를테면 '가방이 땅에 떨어져서 흙탕물이 묻었는데 닦을 휴지가 없어서 화가 나'
'채식 뷔페에 가고 싶었는데 벌써 문 닫을 시간이 되서 화가 나'
'버스는 저쪽에서 타야하는데 니가 이쪽에서 타자고 해서 헛걸음 했잖아, 화가 나'
'또 참아야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지? 화나!'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렇게 부글부글 하다가 노구리가 사준 붕어빵 하나를 입에 물었더니 화가 쑥 들어갔다.

화가 수그러든 후,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났다고 해서 화풀이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옆에 있는 사람 마음까지 불편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뭔가 문제가 있고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것이 이 책, 틱낫한 스님의 '화(anger)'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화의 불씨는 항상 마음 속에 있으며 화는 그것이 상황에 맞을 때 드러난다는 것.
즉 없던 화가 갑자기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한 가지는
화를 내는 사람은 화를 냄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므로 고통받아야 마땅한 사람이 아니라,
화를 냄과 동시에 이미 고통받고 있으며 보살핌과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 역시 누군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화가 났을 때는 이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보살피고' '끌어 안아야' 한다. 
우리가 아기를 대하듯이.

화가 날때는, 그와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에겐 예전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믿고, 부정적인 것들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쁨, 사랑, 감사, 이해 등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사랑을 꿀떡꿀떡 삼킬 수 있을 만큼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싶다.
모자란 마음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배울 가능성에 집중하고 점점 더 나아지고 싶다.
더 가볍게, 행복해지고 싶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