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1. 5. 5. 09:59


2010.05.05 23:28


 
p. 10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불꽃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 넣어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

 

p. 12

 우리가 책으로 향할 때는, 겁에 질린 학생이 호랑이선생님께 불려가듯 백수건달이 술병을 잡듯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마치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인의 또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병기고 안으로 들어설 때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리라. 살 의지를 상실한 도망자로서가 아니라, 굳은 의지를 품고 친구와 조력자들에게 나아가듯이 말이다.

 

p. 25

 바로 이 점이 독서체험의 놀랍고 불가사의한 측면이다. 우리가 좀 더 세심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더 직접적인 연관 속에서 읽을 줄 알게 되면, 그 만큼 더 모든 사상과 문학을 그 일회성과 개별성, 엄밀한 제한성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미와 매력이란 바로 이러한 개별성과 일회성에 바탕을 둔다는 점도 알게 된다. 이와 동시에 더욱 또렷하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온 세상 수백 수천의 목소리들이 결국은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며,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신들을 부르며, 동일한 소망을 꿈꾸며, 똑같은 고통을 토로한다는 점이다.

 

 

*

 

이 광활한 세계를 언제 다 여행한다지 ?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1. 5. 5. 09:33


2010.01.14 22:48


 

이성과 마법이 하나가 되는 곳…에

아마도 모든 숭고한 예술의 비밀이 있을 것이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1. 5. 4. 22:03



2007.06.08 12:48


 
산과 호수와 태양이 내 친구로서 대화를 나누고 나를 인도해 주었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나와 함께 하면서 어떠한 인간이나 운명보다도 가장 절친하면서 신뢰와 우정을 심어 주었다. 하지만 파란 호수나, 슬픔에 찬 늙은 소나무나 햇빛 속의 바위보다 내가 더 좋아한 것은 흰 구름이었다.

 그러므로 이 넒은 세상에서 나보다 구름을 잘 알고, 나 보다도 더 구름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만나보고 싶은 것이다. 또 구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이 넓은 세상에 있다면 그것도 한 번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구름은 삶의 유희이고, 눈의 위안이다. 또한 신의 축복이며 선물이고 분노이자, 죽음의 힘인 것이다. 구름은 어린아이의 마음과 같이 순결하고 부드럽고 평온하다. 또한 구름은 천사와 같이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사랑에 넘쳐 있고 신의 사자와 같이 어둡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용서를 모른다.

 구름은 엷은 층을 이루며 잿빛으로 떠돌기도 한다. 구름은 가장자리를 금빛으로 치장하면서 웃음 띤 표정으로 하얗게 줄달음친다. 구름은 노랑, 빨강, 파랑으로 변하면서 잠을 자기도 한다. 구름은 살인자와 같은 음흉한 모습으로 항상 하늘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다. 구름은 빠른 기수와 같이 먼 곳을 향해 바람을 일으키며 달린다. 구름은 우울한 은자(隱者)와 같이 잃어버린 슬픈 꿈을 아쉬워하면서 깃발처럼 펄럭인다. 구름은 행복한 섬 모양을, 축복 받는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협박하는 손, 찢어진 돛, 날아가는 학으로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구름은 행복한 하늘 나라와 가난한 땅 사이에 높여 있으면서 모든 인간의 그리움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서 피어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구름은 대지의 영원한 꿈이다. 그 꿈 속에서 대지는 피곤하고 남루해진 인간들의 넋을 맑은 하늘에 띄운다. 또한 구름은 방랑, 탐구, 희망, 향수의 표현인 것이다. 구름이 하늘과 대지 사이에서 떠돌며 동경하면서, 자랑스럽게 걸려 있는 것과 같이 인간의 정신도 시간과 영원 사이에 머물며 동경하면서 자랑스럽게 걸려 있는 것이다.

 아, 영원의 시간인 구름이여!

 

 


*

 

마음에 위안.

이런 류의 책은 자서전인가? 수필? 소설? 다 섞어 놓은거?

어쩜 그렇게 내면을 파헤쳐서 묘사하고 설명을 할수가 있을까. 멋지닷!

히스클리프와 베르테르를 적당히 섞으면 페터가 될것 같다.

좋아:)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0. 4. 24. 19:00


p.59

숲을 서서히 벗어나면서 그는 자신의 마음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이러한 느낌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는 여러 가지로 깊이 생각하여 보았으며, 마치 깊은 물 속을 뚫고 맨 밑바닥까지 들어가듯이 이러한 느낌의 맨 밑바닥까지, 그러한 느낌의 원인이 도사리고 있는 맨 밑바닥까지 파고들어갔다. 그렇게 한 까닭은, 원인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생각이라고 여겨졌으며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만 느낌이 인식으로 바뀌어져서 사라지는 일이 없이 본질적인 것이 되고 그 인식 속에 있는 것이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p.210

이 돌멩이는 돌멩이다. 그것은 또한 짐승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신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부처이기도 하다. 내가 그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까닭은 그것이 장차 언젠가는 이러 것 또는 저런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리고 항상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p.213

그 사물들이 나와 동류의 존재라는 사실,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나는 그 사물들을 그토록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이고 그토록 숭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는 거야. 그 사물들이 나와 동류라는 사실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사랑할 수 있어. 자네가 들으면 그런 가르침도 다 있느냐며 비웃을 터이지만 이것도 아무튼 하나의 가르침이야. 사랑이라는 것 말일세, 고빈다, 그 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이 세상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일, 이 세상을 설명하는 일, 이 세상을 경멸하는 일은 아마도 위대한 사상가가 할 일이겠지. 그러나 나에게는,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것, 이 세상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하는 마음과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것, 오직 이것만이 중요할 뿐이야.

 

 

 

헤르만 헤세

 

 

극과 극의 공존과 완전성

...

아 모르겠다 ;

내가 할수 있는 건 경험 뿐 ?

아마도 그런거 같은데

그리고,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다시 아니라고 한다.

흐흐흐흐

 

어쩌면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