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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5. 25. 22:56


*

오늘은 내가 예뻐하는 기민이가 뜬금없이 
"선생님 인간이 뭐에요?"하고 물어봤다.

헉.. 순간 당황했다.
그래서 "도구를 사용하고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고.."
이런 말을 했다가 
"동물 중에 제일 오만한 동물"이라고 했다가
"사람인이 어떻게 생겼지? 人(칠판에 적었다) 이렇게 생겼지? 사람끼리 서로 기대고 있는거야. 절대 혼자서만 살 수 없다는 뜻이야"라고 했다. 물론 나는 혼자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자연에게든 사람에게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니까 절대적인 혼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다시 "너 아주 철학적인 질문을 하는데?"라고 했다.

아이고 어려워라.

옆에서 듣고 있던 애들이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했다. 
그러더니 우리 성주가 갑자기 '인생은 풀이고 꽃이고 안개'라는 말을 했다. 
'아 무슨 이런 말을 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예쁜말을 해서 T.T 그래서 내가 "성주야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어?"했더니
교회에서 그랬단다. 성주가 생각한 말이면 더 궁디 팡팡이었을텐데 ㅎㅎ

인터넷에 살짝 검색을 해보니까

풀 = 인간의 육체 : 시들어 사라짐
꽃 =  풀에 피어난 꽃, 육체의 아름다움 : 곧 사라짐
안개 = 보이다가 사라짐 

대체로 이런 뜻인 것 같다.
흠.. 나는 저렇게 생각한게 아니라, 단순히
사람=자연이라는 생각에 무척 좋은 표현이라고 느낀 것 같다.
 


*

어제 머리 감기가 귀찮아서 앞머리만 감고(-.-) 남은 머리는 절반 묶고 학원엘 갔더니 
애들이 아주 의외로 "선생님 예뻐요, 더 어려보여요"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늘도 머리를 절반 묶고 갔는데 애들이 아무 말도 안해서
그냥 낼부턴 하던대로 다니련다 ㅋㅋ



*

요즘 아이들은 '애정결핍'이란다.
부모님이 다 맞벌이를 하셔서 사랑받을 시간이 없다고..
그래서 그렇게 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려고들 했나보다.
사랑받고 싶어서.
내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내렸던 결론이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사랑 뿐'이라는 걸 감안하면
진짜 비통할 일이다.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희진이가 나더러 "선생님 정주 사랑해요?"하길래 내가
"응 정주 사랑하는데?"했더니 애들 다같이 "으에~~"했다.
그래서 내가 누구, 누구도 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ㅋㅋㅋ



*

저번엔 농약같다는 표현을(드림하이에 나오는 ㅋㅋㅋ) 독약이라고 하더니
오늘은 나더러 아편같다고 했다. (먹어보지도 않았으면서 ㅋㅋㅋ)
안 보고싶었다고 했더니 '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근데 있지 나는
잘 모르겠어.
너무너무 어려워.
어젯 밤엔 너무너무 화가 났는데
오늘 아침엔 그냥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 블로그 하나도 안보는 줄 알았더니,
너도 가끔 본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야! 

 
Posted by 보리바라봄

...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인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김재진 - 풀




어떤 가르침도 유용하지 않은,

차라리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가 더 나을 것 같은 날에는

시와 음악이

나도 어찌지 못하는 내 마음을

다독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유.. 언제 철들지ㅜㅜ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