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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긍정일기2016. 11. 22. 21:35

 

 

 

 

어떠한 충고도 귓등으로 듣는다.

그건 '그래도 내가 당신보단 나아'라는 자신감 또는 오만함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도 섣불리 충고하지 않는다.

그들 또한 내 말을 귓등으로 들을테니까.

 

어떤 관념이나 생각, 말 보다도

오직 행위로 이뤄지는 일들,

다리의 움직임이나 손길이 남겨진 흔적들로 인해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는게 아닐까.

 

요즘 '또 다 시'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될대로 되라지' 같은 심정.

이런 감정을 부정하면 더욱더 무력해지기 때문에, 이대로 느낀다.

이럴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은 책, 그 중에서도 소설책을 읽는 일인데,

요즘은 작가 '한강'이 그렇게도 위안이 된다.

무기력증은 애정의 결핍이나, 정서의 구멍 같은 것에서 찾아오는 것 같은데

그래서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며 따뜻한 공감같은 걸 느끼려고 한다.

 

518에 대한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는 기대도 안한 대목에서 채식인이 나오는데

그게 또 그렇게 반갑다.

주변의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 사람은 안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그대로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기에.

 

p. 72

그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순간을 견디지 못했다.

살점 위에 피와 육즙이 고이면 고개를 돌렸다. 머리가 있는 생선을 구울 때는 눈을 감았다.

프라이팬이 달궈지며 얼었던 눈동자에 물기가 맺히고, 벌어진 입에서 희끗한 진물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 죽은 물고기가 뭔가를 말하려 하는 것 같은 순간을 외면했다.

 

이런 대목이 나오면 혼자만의 고립된 정서에서 해방되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ㅠㅠ 흑. 엉엉.

 

오늘도 책을 읽다 자야지.

 

 

요즘 비뚤어져서 다른 사람들의 싫은 점들이 많이 보이고 이해도 더 못해주고 그런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