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7.30 보통의 존재 - 이석원
  2. 2016.07.29 훈습일기 68, 보통의 존재 2
책 읽기2016. 7. 30. 20:26

 

 

 

 

 

 

이 책을 알게 된건 진즉이지만, 실제로 접한 건 두번 가고 싶진 않은 그곳에서 였다.

어쨌거나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책. 어떤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 마음 까지도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p. 55

 잘 생각해보세요.

 내가 듣기 좋은 말만 하거나 당신에 대해 어떤 반대도 하지 않았다면 난 당신을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거죠. 솔직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난 나에 대해서만 솔직해요.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싸운 적이 있거나 내가 한 말 때문에 당신이 열 받은 적이 있었는지. 그런 적이 있다면 우린 친구예요.

 좋아해서 그런 겁니다.

: 친구에게 조차 싫은 소리 못하는 내게 치명적인 글.

 

p. 93

 나의 소원은 사막처럼 고요한 곳에서 살아보는 것이다. 조용하고, 아무도 귀찮게 하지 않으며 자고 일어나면 놀랄 일이 생기지도 않는 그런 평화로운 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사는 것이다. 고통은 나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대신 이렇듯 사막처럼 고요한 안식처를 갈망하게 하였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봤다. 소원대로 사막에서 살게 되어 태어나서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마음의 평화를 갖게 된다면 그래도 나는 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마음이 평화로운데 노래를 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p. 111

 '본질을 아는 것보다, 본질을 알기 위해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것이 바로 그 대상에 대한 존중이라고.'

 

p. 182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엄마를 사랑하는 것과 새벽 두시에 일어나서 소리를 내며 집안 일을 하는 엄마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것.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과 하루종일 미친듯이 커다란 볼륨으로 마루와 온 방 안의 티비를 켜놓은 채 생활하는 아버지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이런 일상의 불가항력 속에서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점점 휘발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낄 때 나는 슬프다. 떨어져 사는 누나들은 그런 일상의 부대낌 없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겠지. 나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었더라면 더욱 잘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아침부터 떠들썩한 티비소리에 잠이 깰 때면 어떤 때는 발작을 할 것만 같다.

: 심하게 공감된다. Y_Y

 

p. 184

 니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게 진실이여.

 

p. 188

 활짝 핀 꽃 앞에

 남은 운명이 시드는 것밖에 없다 한들

 

 그렇다고 피어나길 주저하겠는가.

 

p. 197

 내겐 어느 것 하나 작은 일이 없기 때문에.

: 이딴 사소한 게 왜 이리 간단치가 않을까 했었는데, 사소한게 아니라 그런거였구나.

대충 간단히 처리하려는 마음의 조바심과 욕심이 잘못이었구나.

 

p. 325

 매뉴얼이 이보다 더 유용할 수 있을까? 이렇듯 살아가며 선택이 필요한 무수한 순간들에 마주칠 때마다 매뉴얼을 따르기만 하면 빠르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일들을 비슷한 상황에서 시간과 정신을 낭비해가며 늘 같은 고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패턴을 자세히 관찰해서 알아차려야 하고, 적절한 기준과 규칙이 세워져야 한다.

 

p. 369

 앞서 일기가 일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글쓴이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왜? 사람들은 글쓴이가 무엇을 했는지, 보다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훨씬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다는 게 결국 글쓴이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라는 주장도 그래서 가능하다.

(...)

 이것이 글쓰기이고 말걸기이며 소통이자 대화인 것이다.

: 너무 생각 중심의 글을 쓰는게 아닐까 고민했었는데, 힘이 되는 글.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7. 29. 21:51

 

 

 

  경주, 산림환경연구원 

 

 

 

* 참회

- 열렬히 좋아하던 것들이 실제를 있는 그대로를 보아서가 아니라

내 마음대로 꾸몄기에 가능했다는 걸 알게 되니 씁쓸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좋아할 수 있는것은 그들을 안타까워하기 때문이다.

 

-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보여주지 않을 권리가 있는거겠지, 라고 찝찝한 마음에 합당한 이유를 붙인다.

 

- 이름이 그렇게 중요한가 . . . 생각하다가 실없게도 "뭣이 중헌디!"하는 한물 간 유행어를 떠올린다.

이유가 뭔진 몰라도 이름이 좋지 않다는 소릴 종종 듣는다.

한편으론 다행인 것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보단 별명이나 닉네임 같은 걸 불러주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

그래서 나쁜 이름으로도 잘 살고 있는 걸까 . . . 같은 바보 같은 생각. 

 

 

* 감사

-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게으름과의 싸움에서 결정된다.

절제 없이 늘어질 수 있는 순간에도 늘어지기를 선택하지 않을 때.

그런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안겨줄 수 있다.

 

- 사람 좋아하기를 못했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하나 둘 늘려가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착하고 마음이 따뜻하다는 점.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게 좋은 일인가?

 

- 이석원의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읽는다.

<불교의 체계적 이해>나 <유식무경>이 이상의 독서라면, 이런 책은 현실의 (지금 내 수준의) 독서다.

예전에는 마냥 외면하거나 억지를 부려가며 책을 읽었는데 이제는 이쪽 저쪽 왔다 갔다 하며 균형을 맞춘다.

지금의 내 수준을 정확히 알고 나아가야지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 보면 영영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감추고 싶은 비루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가들을 만나면 위로를 받는다.

 

 

 

이석원 = '언니네 이발관' 보컬.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혼자 추는 춤>이다.

너무도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애잔하다.

 

 

- 좋아하는 목소리들.

언니네 이발관, 김창완, 짙은, 로이킴 등등. 남자이면서도 남성적이기 보단 살짝 여성성(?)이 담긴 목소리를 좋아한다.

반면에 이상은, 시와, 김사월, 이랑 등은 여자이면서도 남성성(?)을 갖고 있는 목소리다. 그래서 좋아한다기 보다는,

좋아하다 보니 그렇다.

 

 

 

* 원력

좋아하는 것이 없을 땐 마음이 가난해서 외로웠고,

좋아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땐 회한이 밀려왔다.

좋아하는 걸 하나씩 만들어 나갈 땐 스스로에게 감탄했으며,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언젠가는 잃어버리고 말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진다.

때문에 더욱 영원해지고 싶다.

 

 

 

* 회향

모든 공덕을 일심(一心)의 자리에 회향합니다. _()_

 

 

 

*

- 다음을 기약하지만 다음은 불확실하다.

 

- 빛나는 사람이 스스로를 그렇지 않다 여기면 보는 사람도 즐겁지 않다.

자신감은 무엇을 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