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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02 지극한 눈길로 말을 걸어 2

 

 

 

 

 

2월 말. 우글우글, 와글-와글이들아 안녕. 그리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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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얼굴. 선한 웃음.

지극한 눈길로 말을 걸어 주실 때.

찰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눈빛을 그동안 얼마나 바랐는지도 문득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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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취 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다른사람의 입장이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내 만족에만 머물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은 영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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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무오신채 김치를 담가주셨다.

문득 전화를 걸어서 하시는 말씀이 내 김치를 담았는데 고춧가루가 좀 맵고 김치 숨이 덜 죽었다는 것.

아아 정말. 이 와중에 그런 걱정을 하는 엄마가 순간 가엾으면서도 미안했고,

이런 보살핌 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확인 받는 내가 마냥 어리게만 느껴졌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엄마가 이리도 챙겨주시니, 힘이 불끈 솟는다.

어떻게 담았느냐고 물으니 인터넷에서 찾아봤단다.

담그기가 어렵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젓갈을 끓이지 않아도 되고,

파/양파/마늘을 다듬고 찧을 필요가 없어 간단했단다.

우리 엄마 최고. ^3^ ♡

맛을 본 아빠와 주변 사람들이 맛이 좋다고 해줘서 더더 신이 난다.

 

 

바로 요 사진 속 김치가 무오신채 김치. 뿐만 아니라 감태와 나물에도 파, 마늘, 양파, 부추, 달래가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감태를 잘 먹으니 조리된 것으로 엄마가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샀는데, 집에와 확인해 보니 파가 들어있더란다. 그 얘길 하는 엄마의 말투에서 (엄마 잘못도 아닌데) 미안해 하는 것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만든 감태무침은 오신채가 빠진 대신 굴 껍질 같은게 간혹 씹히는데 난 그걸로 먹기로 했다.

꽈리고추랑 버섯볶음은 학사농장(유기농 식품 판매점)에서 40% 세일하는 걸로 사다가 조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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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늘어져 게을러지다가도

한 마디 말과 시선으로 바짝 정신차리게 하는 분들이 계신다.

순간적으로 온 몸에 온기가 돌면서 눈을 번쩍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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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보다 듣기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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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머무르는 말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도 문제지만,

해야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여전히 눈치를 본다.

이런 나를 보면서 나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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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시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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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