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하'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5.06.27 정확한 사랑의 실험 - 신형철 2
  2. 2012.02.14 방황해도 괜찮아 - 법륜 8
  3. 2012.01.21 건투를 빈다 - 김어준 4
  4. 2012.01.19 단발머리 2
  5. 2011.11.29 아침운동 열넷 6
책 읽기2015. 6. 27. 23:35

 

 

 

백은하. 책과 춤. 2015
A dance & A book

 

 

 

 

마지막에 조금 남겨둔 부분을 드디어 다 읽었다. 2월 중순에 이 책이 너무 좋다고 얘기해 놓고선 유월 말이 되어서야 마무리를 짓는다.

좋아하는 마음이 꾸준하지 못하고 바뀌어버리는 건 실상을 보지 못하고 상상으로 기대를 해버린 탓일까?

(하지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면서 꾸준히 좋아하게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어쨌거나 이 책은 신형철이라는 사람이 타인을 쉽게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사고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그가 대놓고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고르거나 해석하는 관점을 보면 그가 그런 사람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게가다 그는 섬세한 사람이 아닌가.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

 

한동안 내 블로그에 달아두었던 문장. 이 한줄의 문장이 정말이지 좋았다.

정확한 사랑이란 건 나와 타인을 구분짓는 개별적인 특성이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인정되어야지 이뤄질 수 있는 것일테다.

그런 특별함 때문에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 같았다. 바로 저 정확한 사랑을 통해서.

 

 

 

 

*

 

p.27

 문학(글쓰기)의 근원적인 욕망 중 하나는 정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을 쓴다. 문법적으로 틀린 데가 없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문장을 말한다. 그러나 삶의 진실은 수학적 진리와는 달라서 100퍼센트 정확한 문장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문학은 언제나 '근사치'로만 존재하는 것이리라. ('근사하다'라는 칭찬의 취지가 거기에 있다. '근사近似'는 꽤 비슷한 상태를 가리킨다.) 어떤 문장도 삶의 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도 상대방을 완전히 정확하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지만,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 이것은 장승리의 두 번째 시집 『무표정』(문예중앙, 2012)에 수록돼 있는 시 「말」의 한 구절인데, 나는 이 한 문장 속에 담겨 있는 고통을 자주 생각한다.

 

 

p. 31, 35

 그의 이름은 '로렌스 무엇이건(Laurence Anyway)'이다. 이 이름은, 우리가 자기 자신으로 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어떤 길(any way)'를 택해서라도 그래야 한다고 말해준다.

(...)

로렌스는 '본래 여자로 태어났으므로 여자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라고, 아델은 '여자를 사랑할 때만 진실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여자'라고 말하면 되는 것일까.

 

 

p. 65

 세상 사람들이 '외도를 하다 자살한 여자'라고 요약할 어떤 이의 진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톨스토이는 2000쪽이 넘는 소설을 썼다. 그것이 『안나 카레니나』다.

 

 

p.200-201

 물론 이 에피소드 역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와 같은 파이의 믿음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물음이다. 그 물음이 그를 살게 했고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어떤 논리적 역전이 발생하면서 다음과 같은 명제가 도출된다. 믿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면, 살기 위해 믿어야 한다는 것. 이성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고통이 닥쳤을 때, 이성으로는 도저히 가망이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것은 이성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초월적인 것을 믿기로 결정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해야 한다. 이 판단은, 이성을 믿으라는 아버지의 말, 마음속의 일들은 이성이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어머니의 말 중 어느 것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맹목적인 근본주의자들을 화나게 할 만한 소리지만, 어쩌면 이것을 실용주의적 신앙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필요하니까 믿는다는 것. 여기서 신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유구한 논쟁은 별로 의미가 없다. 존재하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p. 221

 그러므로 나를 인정해줘야 할 사람은, 무엇보다도 내가 인정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정할 만한 존재로부터 인정받아야 진정한 인정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상호인정을 통해 진정한 자기의식에 도달하는 관계를 상상해볼 수 있겠는데 그런 관계를 '사랑'이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p. 234

 이 감정에 가장 적절한 이름이 passion(열정, 수난)이 아니고 무엇일까. 수난을 부르는 열정, 즉 passion은 선도 악도 아니라는 것, 그러므로 그것은 그토록 위험하다는 것, 인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그래서 인간을 파멸로 이끌기도 하는 그 열정이 인간의 가장 심오한 본질 중 하나라는 것 등은 이 서사의 마지막에 돌연히 제출되는, 이 시리즈 전체의 보수적인 교훈보다 더 중요한, 은밀하고 강렬한 메시지다.

 

 

 

 

음 - 정리해놓고 보니 같이 사두었던 <느낌의 공동체>도 다시 보고싶어졌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2. 14. 10:04


                                                   친절한 손, 마른꽃잎과 펜드로잉, 백은하  




p.29
"여보게! 어떤 사람이 마음을 청정히 하고 논두렁 아래에 앉아 있으면 그 사람이 바로 중일세. 그곳이 절이고 그게 불교라네."
: 법륜스님이 젊은 시절 기존 불교에 대해 비판을 하니, 큰 스님께서 하신 말씀.
정말 감동의 불교다!


p.69
예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고, 나를 주인으로 서게 하는 가장 쉬운 길이에요.
: 이분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만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방법은 아닐 것이나, 확실히 쉬운 길은 맞는듯 싶다. (다른 길에 비하면_) 그분들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믿고 따라봐야 한다. (내가 종종 헷갈려 하는 부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때까지. 그리고 스스로 아니라고 느낀다면 훌훌 털어버리면 되고. 아이들이 선생님을 믿고 따르듯 그분들은 내가 스스로 바로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p.74
사랑 그 자체에는 실패가 없어요. 누군가 좋아하면 내 마음도 행복해지고 평안을 느끼지 않습니까. 사랑에 빠지면 행복해지는 사람은 내 사랑을 받은 상대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은 전부 성공입니다. 사랑에는 오직 성공만 있을 뿐입니다.
: 정말로 사랑이라면, 사랑한다면. 


p. 78
 우리는 부부나 연인에게 사랑이란 단어를 붙이는데 실제로 분석해보면 그 관계에 욕심이 가장 많습니다.
: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지만 나 역시도 연애를 하면서 따지는 것 참 많았다. 이런 것은 사랑이 아니지. 내 욕심 챙기자는 이기심이고. 탁 내려놓기. 그리고 사랑하기.


p.109
 청춘은 늘 도전하고 반성해야 해요. 실패를 반성하고 다시 도전하고, 분석해서 새로 도전하며 결과를 만들어내기위한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봐야 합니다.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p.150
 세상의 잣대가 어떻든 세상이 어떻게 흐르든 나만의 관점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 나만의 관점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이에게 통용되는 절대적인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알고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뚜렷한 주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분별심을 내려놓아라'는 말씀을 생각하면 또 헷갈린다. 그러다가도 중도라는 것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분명히 바르고 옳은 길을 뜻하는 거라고 하신 다른 스님의 말씀을 떠올려보면, 주관이란게 '계'와 비슷한 걸까? 지킬수록 자유로워지는. 그러니까 뚜렷한 주관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p.162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소신이 있을 때는 부모님은 물론 주변의 다른 사람 의견을 귀담아들을 필요 없이 내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세요.
: 생각만 앞세우지 말고 능력 키우기, 그리고 누가 뭐래도 주눅들지 않기.


p.179
 지혜는 자기를 해탈시키고 자신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고, 자비는 남의 고통을 덜어주는 구체적인 실천 행위입니다.
: 지혜와 자비의 양날개!





* * *
<스님의 주례사>에 끌려서 검색하다가 <방황해도 괜찮아>가 신간 도서로 나온 것을 알고 바로 주문했다.
요즘 이래 저래 마음 흔들리는 내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ㅋㅋ
게다가 선착순으로 법륜스님의 청춘 공감 희망 강의 DVD를 연애편과 성공편 중에 랜덤으로 보내준다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내게는 연애편이 왔다.
역시 좋다. 그런데 나는 이것 보단 <스님의 주례사>가 더 좋았다.
이번 책은 가볍게 밑줄 그으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가? *'-'*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1. 21. 15:51

둘이 하나, 마른꽃잎과 펜드로잉,2011, 백은하
 



p.65
 자신의 무능과 태만과 불안을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말이다. 그 단어 자체가 그만큼 낭만적이다. 용서받기 수월해서 대충 기대고 비비기에 좋다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실제 그렇게 한다.

:정곡을 찔렸다!


p.100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는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


p.257
연인, 남이다. 연인이 남이라는 걸, 이 기본적인 걸,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참 많다. 그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건 사랑이 부족해서라고, 울부짖는다. 이런 자들과 놀면 안 된다. 유아적이고 이기적인 이런 자들은, 사랑과 폭력을 구분할 줄 모른다. 사랑이란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어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건만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서, 하는 거다.

:  '남'이라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친구, 가족, 연인.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 
   '남'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알아주니까.




*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요즘 인기가 아주 좋은 김어준의 책이다.
평소에 욕쓰는 걸 즐기는 타입이 아닌데도 이 아저씨가 하는 욕은 왠지 밉지가 않다.
함께 그려진 그림체도 내 취향과는 다르지만 이 책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좋다 ㅋㅋ

요즘 삶에 대한 의욕이 좀 없어진 상태였는데 (멍한 동태 눈알을 하고서)
책을 읽다 문득 그 원인을 깨달았다. 

주체성을 잃은 것이다.

다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서 정말 다행이다.
정확히는 욕심이 없는 척 하려는 마음을 숨기지 않게 되서 다행이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2. 1. 19. 17:36



                                            Song from the bottom, 마른꽃잎과 펜드로잉, 백은하 





/ 머리카락은
길러야겠고 상한 머리칼은 자르고 싶고!
재작년에 파마와 매직을 강행하고 여름 햇빛에 태워버린 머리카락들이 여지껏 남아서 푸석거렸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큰 맘 먹고 모조리 잘라버렸다.
난 이상하게 자꾸 머리를 자르고 싶다. 자르면 기왕 자르는 거 더 짧게 자르고 싶고.
그렇지만 지금은 진짜로 머리를 길러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턱 밑으로 자를 걸 턱 살짝 아래까지 남겨두고 잘랐다. 머리가 가볍고 좋다 ^~^
머리를 자르는데 5천원밖에 안들었다 ㅋㅋㅋㅋ
왜 이렇게 싼거지? 흐흐


/ 도서관 일이
적응이 된건지, 컴퓨터를 하면서 하니까 시간이 잘가 그런지
잘 못찾겠던 어린이 도서를 그나마 좀 찾아서 그런지 (다 외우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재미있다. @^^@


/ 어젯밤부터
커피가 계속 생각났는데 오늘 직원쌤이 주셨다! 이런 신기한 일이 ㅋㅋ
의사쌤이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셔서 안마셔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셨다;
몇일 전에 친구들을 만나고 기분이 좋았는데, 그 기분이 계속 유지가 되는 듯 싶어 그런지
귓 속이 갑자기 빨리 낫는 느낌이다. 쿠쿠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29. 18:52



                                                    바람속으로 풍덩, 마른꽃과 펜드로잉, 백은하





 오늘은 9시까지 아르바이트를 가야하기 때문에 운동을 빨리 시작했다. 평소에는 6시 30분 쯤에 출발하는데 오늘은 10분 경에 출발했다. 이 시간은 새벽이 아니라 별이 총총 박힌 한 밤중 같다. 산길로 가면 길이 어두워 발을 헛디딜 수 있기 때문에 주택쪽으로 돌아서 갔다. 평지라 편하기는 한데 흙을 밥는 재미는 없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았다. 아..이 시간에 다들 운동을 하시는구나. 그걸 보면서 고등학교때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학교에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도 확 깨고 체력도 길러지고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막상 그 상황이면 '운동할 시간이 어딨어 더 자야지' 했겠지만은.
 길이 어두우니까 머리에 후레쉬를 달고 운동하시는 아주머니도 계셨다. 아 나도 달고싶어라. 크크. 이건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순전히 재미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쉼터에 가니까 다섯명 정도가 있었다. 평소엔 많아봐야 두명 정도인데... 어떤 아저씨가 힘차게 운동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기는 했는데, 나무를 막 발로 차면서 운동을 하셨다. 나무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왜 이러세요!'하고 말리지는 못하고 보기만 했다. 
 내려가는 길엔 평소에 우리가 올라갈때 인사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오늘은 서로 반대 방향에 서서 인사를 했다. 크크. 내리막길은 역시 기운이 난다. 몸이 풀려서 이기도 하고 내리막길이 편해서 그렇다. 중간 정도 내려가니까 날이 밝았다. '밝으니까 이렇게 좋구나'. 오늘은 아침이 늦는다 싶었다. 맨날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저수지엔 안개가 잔뜩 끼어있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